결승선 앞 ‘여자다움’은 없고, 승리만 있다 … 영화 ‘라라걸’
결승선 앞 ‘여자다움’은 없고, 승리만 있다 … 영화 ‘라라걸’
  • 승인 2020.04.06 20: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호주 경마대회 155년 역사 바꾼 미셸 페인 실화 영화
결승선을 300m를 앞둔 지점. 전력 질주하는 경주마 무리 속에서 찰나의 틈을 발견하자, 최대한 스퍼트를 끌어올리며 치고 나간다.

경쟁자를 하나둘씩 제치고 마침내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을 때, 호주 멜버른 컵 155년 역사도 바뀐다. 2015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멜버른 컵에서 우승컵을 거머쥔 미셸 페인 이야기다.

오는 15일 개봉하는 영화 ‘라라걸’은 미셸 페인의 실화를 다룬다. 1861년 시작된 멜버른 컵은 경기 당일 호주 전체를 멈추게 할 만큼 유명한 호주 최대 경마대회다.

세상의 편견과 고난을 딛고 마침내 승리하는 언더독(이길 가능성이 적은 팀이나 선수) 이야기는 익숙하지만, 들을 때마다 감동적이다. 승리의 과정이 고단할수록 감동의 진폭도 커진다.

페인의 실제 삶 역시 영화보다 더 극적이다. 10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생후 6개월 만에 엄마를 잃은 그는 아버지로부터 혹독한 훈련을 받고 기수로 성장한다. 3천200번의 출전, 361번의 우승, 7번의 낙마, 16번의 골절이 그의 이력이다. 2004년에는 낙마 사고를 당해 전신 마비까지 경험하지만, 재활에 성공해 다시 말에 오른다. ‘경마는 힘’이라며 여성 기수를 무시하고, 차별하는 그곳에서 그는 오로지 실력과 훈련으로 최정상 자리에 오른다.

영화는 스포츠 영화 특유의 영웅주의는 가급적 배제하고, 담담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이웃집 이야기를 하듯 친근하게 들려준다. 단순한 성공 스토리에 머물지 않고 끈끈한 가족애가 돋보이는 가족 드라마이자, 한 개인의 성장 드라마로 확장한다.

여성 중심 서사에, 여성 작가와 감독이 참여한 여성 영화다. 영화 ‘쥬드’ 등에 나온 호주 출신 배우 레이철 그리피스가 50세 나이에 메가폰을 잡은 장편 데뷔작이다.

연합뉴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