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진 한국인 예수?…독창적 종교화 속으로
십자가 진 한국인 예수?…독창적 종교화 속으로
  • 황인옥
  • 승인 2020.04.06 2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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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백선교문화재단, 부활절 기념 ‘유명작가 성화전’…대백프라자갤러리
서양화·판화·조각 40여점 출품
김기창 ‘예수의 생애’ 연작 눈길
풍자적·현대적인 작품도 다수
코로나에 지친 시민에 위로되길
김기창십자가판화
김기창 작 ‘십자가를 지고’

변종곤
변종곤 작 ‘Is Good Dead’

정규교회풍경
정규 작 ‘교회풍경’

대백선교문화재단에서는 2020 부활절을 맞아 ‘유명작가 성화 특별’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부활절의 의미를 되새기고 코로나 19 사태로 고난에 빠진 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한 취지로 기획됐다. 전시에는 그리스도의 삶과 생애, 종교적 의미가 담긴 40여점(서양화, 판화, 조각)이 소개된다. 참여작가는 운보 김기창, 정규, 오세영, 변종곤, 최종태 등이다.

이번 특별전에는 한국의 전통 회화와 현대미술을 연결하는 교두보 역할을 담당하며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구현했던 한국화가 운보 김기창(雲甫 金基昶, 1913~2001)이 제작한 ‘예수의 생애’라는 작품 30여 점이 선보인다. 운보는 1951년 한국전쟁이 치열하게 진행되던 와중에 전쟁의 고통과 절망 속에서 기독교 성화를 한국적 정서가 담긴 조선 시대 풍속화로 제작했다.

운보는 제1화 ‘수태고지’를 시작으로 ‘아기 예수 탄생’, ‘동방박사 경배’로 이어지는 예수의 삶을 한국인으로 표현했다. 이 작품들은 1954년 서울 화신백화점 갤러리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국·내외적으로 깊은 관심과 주목을 받아왔다. 이번 성화 특별전에는 30점의 판화작품을 통해 예수의 삶과 부활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 된다.

판화가이며, 판화가, 도예가로 활동했던 정규(鄭圭, 1922~1971)의 ‘교회풍경’, ‘십자가상’ 등 유화작품과 판화작품도 전시된다. 정규는 1957년 록펠러재단 초청으로 도미해 로체스터인스티튜트에서 1년간 도자기를 연구한 후 도자기와 민화에만 전념했다. 1954년부터 이화여자대학교, 홍익대학교, 경희대학교 등에서 교편을 잡았으며, 한국판화가 협회, 모던아트협회, 구상전(具象展) 회원으로도 활동했다.

이번 전시에는 제6회 영국 국제판화 비엔날레에서 그랑프리 수상을 계기로 전 독일과 미국 동부, 유럽 각국에 순회전을 가진 판화가 오세영(吳世英, 1939~ )의 판화작품 ‘최후의 만찬’, ‘크리스토’ 등 판화작품도 만난다.

대구 출신으로 미국에서 활동 중인 변종곤의 ‘Is That Your Final Answer’, ‘Is God Dead?’은 오브제에 그림을 그리는 작업으로 현대미술에서 바라보는 예수의 모습과 이미지가 형상화된 작품을 소개한다. 그는 1978년 철수한 미 공군 기지를 폐허의 풍경처럼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으로 제1회 동아미술대전 대상을 받으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1981년 뉴욕으로 활동무대를 옮긴 이후는 그곳에서 버려진 물건과 극사실주의 기법을 활용해 독특하고 풍자적인 작품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변종곤이 주로 사용하는 오브제(바이올린, 조각상, 오래된 TV, 마네킹, 인형, 기계, 포스터, 불상, 책, 시계 등)들은 일상적 용도에서 벗어난 예술적 철학과 결합해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해주고 있다. 출품작 ‘Is That Your Final Answer’, ‘Is God Dead?’ 역시 현대인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예수의 존재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다.

그리고 한국 현대 조각계의 원로이며, 교회 조각의 현대화와 토착화에 크게 기여한 최종태(崔鍾泰)의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은 삶과 종교 그리고 예술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평생의 과제로 삼고 있는 그의 예술세계를 간결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최종태는 종교를 통해 미의 본질을 찾고 인간 정신의 궁극을 추구했다. 작품을 통해 영성적 가치를 드러내고자 했고, 그것이 보편 지향적이기를 바랐다. 그로 인해 그의 성상 조각은 종교의 경계가 무의미해지는 지점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전시는 7일부터 26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전관에서. 문의 053-420-8015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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