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가 필요해
마스크가 필요해
  • 승인 2020.04.0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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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란
주부


딸아이가 중3일 때 학교담임선생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매해 10월경에 담임에게서 전화가 오게 하는 아들과 달리 딸은 전화오게 하지 않았다. 엄마인 홍희는 가슴이 철렁했는데 그 이유를 듣고 웃음이 났다. 한 가지는 체육복 때문이고, 한 가지는 마스크 때문이었다. 여름이 다 되었는데도 긴 체육복을 입고 있어서 가급적 짧은 체육복을 입기를 요청하셨고, 매일같이 매 수업시간마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어디 아픈 곳이 있냐고 물으셨다. 아이는 아픈 곳이 없었다. 아픈 곳이 없는데도 매일같이 마스크를 쓰고 나간다. 얼굴이 못 생겨서는 아닐텐데 남들 눈에 띄기 싫어서인가 그런 생각도 했다. 딸은 그냥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이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좋은 이유가 있을 것이었다. 마스크가 떨어지면 인터넷으로 한 박스씩 구매해서 거울 밑에 뒀다. 아이에겐 마스크가 ‘최애템’이었다. 홍희는 마스크를 불필요한 용품으로 생각했다. 딸에게 그만 쓰고 다니라고 말했지만 딸은 한 동안 계속 됐다. 당시 마스크값은 아이가 마음먹고 사서 쓰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가격이 쌌고 언제나 구매할 수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이후 마스크는 모든 사람들의 필수품이 되었다. 코로나 19가 중국에서 확산되고 국내에서도 발생하면서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다. 주로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 외부인과 접촉할 경우에 착용했다. 늘 보던 가족, 동료들 끼리 있을 때는 착용하지 않았다. 아이들도 잘 쓰고 다니지 않았다. 국내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 있어 곧 잠잠해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몇 개 남은 마스크로 충분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많은 양의 마스크를 구매하지 않았다. 옆 동료들이 마스크를 구매한다고 쇼핑몰 검색을 할 때도 담담히 있었다. 갑자기 매일 500명씩까지 급증할 줄은 몰랐다.

마스크값이 원래 990원 정도였다. 바이러스 차단이 되는 마스크는 KF80, 94이상이라고 했다. 그런 용어도 처음 알았다. 뒤늦게 사려고 쇼핑몰에서 검색을 해보니 ‘품절’이었다. 여러개의 쇼핑몰을 가보아도 마찬가지였다. 가끔 있는 마스크를 발견했지만 가격이 2900원, 4500원이었다. 구매하기위해 옵션 선택을 누르면 마스크는 품절이었다. 가격도 비싼데 사기가 어려웠다. 집에 아이가 사놓은 KF80, 94는 아닌 마스크는 점점 줄어들고, 확진자는 늘어나니 마스크 사러 약국마다 돌아다녔다. 약국에는 아예 ‘마스크 품절’‘마스크 없습니다’ 이런 문구를 써서 문 앞에 붙여 놓았다.

여러 군데 돌아다녀도 다 마스크가 없다고 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아이들이 밖으로 안 나가니 그마나 다행이었고, 직장에서 2주분으로 4개씩이라도 주니 당분간은 괜찮지만, 장기화될 경우 마스크가 문제였다. 집에 면마스크가 있었으나 그걸로는 바이러스 예방을 못한다고 하니 빨리 마스크를 구매해야할 텐데 걱정이었다. 마스크가 감염재난지역에서는 예방책 1호 물품이다. 마스크를 정부에서 일괄적으로 집집마다 배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홍희도 그래야 할 것 같았다. 마스크를 살 수도 없는 상태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은 없었다. 그래서인지 통반장이 토요일날 마스크를 4개 가져다 주었다. 띵똥하는 현관벨 소리에 문을 여니 문에 붙여 있었다. 진짜 구호물자를 받은 것처럼 기뻤다. 그리고 3주후엔가 한 번더 3개의 마스크를 받았다. 그렇게 버텨가고 있을 때 정부에서 주5일제 마스크 구매정책을 내놓았다. 수출을 하고 공적마스크를 약국이나 농협 하나로마트, 우체국에 제공하고 주민등록 끝번호에 해당하는 요일에 2개씩 살 수 있었다. 아들도 위기상황이라 느꼈는지 월요일에 구매를 해왔고, 남편도 점심시간에 약국에서 샀다고 한다. 어떤 지역에서는 긴 줄을 서야하는 곳도 있다고는 했지만 대구는 특별재난지역이라 공급량이 많아서인지 긴 줄을 서지 않아도 되어서 다행이었고 일주일에 4인가족이라 8개의 마스크를 확보할 수 있기에 안심이 되었다. 마스크는 코로나19로 가장 귀한 물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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