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도 이슈도 실종 ‘침묵의 선거전’
바람도 이슈도 실종 ‘침묵의 선거전’
  • 윤정
  • 승인 2020.04.07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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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판 흔들 거물 정치인 없고
코로나 블랙홀 모든 쟁점 삼켜
지역사회 가라앉은 분위기 탓
공격적인 선거운동도 어려워
지지세 확보 마음은 급한데…
마땅한 대응책 없어 전전긍긍
4·15 총선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좀처럼 선거 분위기가 뜨질 않아 1위 후보를 추격하는 후발 후보들 입장에서는 속이 타들어 가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18일 이후 두 달 가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대구·경북(TK)을 초토화시키며 총선 분위기에 결정적인 찬물을 끼얹었다. 코로나19로 지역경제가 고사 직전 상황에 총선은 그들만의 리그가 된 지 오래다.

게다가 15대 총선부터 등장한 박근혜라는 ‘선거의 여왕’이 완전히 사라졌고 지역을 대표하는 거물급 정치인도 거의 자취를 감췄다. 또 대형 이슈가 코로나19에 묻히고 선거 바람이 전혀 불지 않는 그야말로 ‘침묵의 선거전’이 계속되고 있다.

TK에서 무소속 바람도 초기에는 강풍이 부는 듯했으나 지금은 1~2곳을 제외하고 고요 속으로 빠져들어가 버렸다.

여느 선거 때 같으면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소음이라고 느낄 정도로 확성기를 통해 후보 지지를 호소했지만 이번 선거는 코로나19로 자제하는 분위기가 역력하고 오히려 소란스럽게 선거운동을 하면 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도 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후보 A씨는 “제 나름대로 열심히 뛰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지만 실제 표심에 얼마만큼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며 “유권자들이 선거공보물을 보며 표심을 판단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라고 말했다.

다른 당 후보 B씨는 “선거 바람이 크게 불지 않아 표심을 요동치게 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 같다”라며 “문자나 SNS·유튜브를 통해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이 바람과 이슈가 없고 재미없는 선거로 치러지는 이유로 대형 거물 정치인의 부재를 꼽기도 한다. 수성갑의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와 통합당 주호영 후보의 5선 고지 싸움, 수성을에 출마한 홍준표 후보의 선전 여부 등이 이슈화되고 있으나 선거 바람을 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이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발언과 유승민 의원 공천 배제와 진박공천, 옥새들고 나르샤 등 흥미적인 요소가 많이 있었으나 그때 중심에 섰던 박근혜·이한구·유승민·최경환·김무성 이런 사람들은 이번 총선에서는 자취를 감추었다.

특히 당시 선거를 1주일 앞두고 새누리당 최경환 대구·경북선대위원장을 비롯한 총선 대구 지역 후보자들이 달서구 두류공원 내 문화예술회관에서 공천 파동에 대해 공식 사과하며 한 번만 봐 달라고 무릎을 꿇은 장면은 전국적인 이슈가 되기도 했다.

15대 총선 이후 등장한 박근혜 마케팅도 이번 총선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 본인이 구속돼 있는 가운데 옥중 서신을 통해 영향력이 예상됐으나 미풍에 그쳤다. 박 전 대통령의 무죄와 석방을 줄기차게 주장하며 태극기 세력을 대표하고 있는 우리공화당 후보들이 여럿 출사표를 던졌지만 달서병 조원진 후보를 제외하고는 영향력이 미미한 상태다.

달서구 유권자 50대 C씨는 “이번 총선은 일단 흥미적인 요소가 없다. 인물도 그저 그렇고 딱히 마음에 확 와닿는 후보가 아직은 없다”라며 “이번 선거는 인물보다는 당 위주로 투표하는 성향이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도 “인물 대결도 정책 대결도 큰 바람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국회의원은 나라의 중요한 일을 결정하는 헌법기관이다. 지역의 큰 일꾼을 뽑는 중요한 선거이니만큼 유권자들이 좀 꼼꼼하게 따져 보고 투표장에 가야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윤정기자 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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