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과 기대가 교차되는 온라인 개학
걱정과 기대가 교차되는 온라인 개학
  • 승인 2020.04.0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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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형
행정학 박사
객원논설위원
21세기 지구적 대재앙인 코로나19 사태로 말미암아 우리의 교육 현장도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게 되었다. 교육부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3월에 개학해야 되는 초 · 중등학교에서 날로 확산되는 코로나19의 집단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세 차례의 휴업명령을 통하여 4월 3일까지 신학기 개학을 연기 하였으나, 아직 등교개학은 어렵다고 판단되는 가운데 학사일정을 무한정 연기만 할 수 없어, 3일의 추가기간을 두고, 4월 9일 목요일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 학사일정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그동안 집합시설에서의 폭발적인 코로나 집단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사회적 격리를 강력히 추진하여 어느 정도 안정단계에 들어가고 있으나, 등교 개학을 할 경우 만일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코로나 집단감염을 우려하여 초·중·고교 등교를 무기한 연기 하고 대신 ‘온라인 개학’을 시행하기로 결정 한 것이다. 학생이 가정에서 학교에서의 모든 수업을 온라인에 온전히 의존하며 공부를 시작해야 하는, 어느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만약 이것이 성공적으로 정착되었을 경우 학교라는 물리적 시설이 필요 없어지는 전혀 새로운 세상이 도래할 지도 알 수 없다. 그것이 바람직한 것이지 아닌지는 논외로 하고 말이다.

온라인 개학이란 교사와 학생이 대면하지 않고 원격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수업의 형태는 크게 실시간 쌍방향 수업, 콘텐츠 활용 수업, 과제 수행 중심 수업 등 3가지 중에서 학교와 교사가 여건과 상황을 고려하여 선택해 진행하게 된다. 따라서 현장에서는 학교의 성격 및 학년에 따라 여건이 다른 상황 속에서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 온라인수업 방안인지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초중고에서 일정 기간 모든 수업을 원격으로만 진행하는 방안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전례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어떤 방식의 원격수업이 효과적인지 알 수가 없다. 또한 그동안 대부분의 교사들은 원격수업에 대한 경험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물리적 기반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 개학이 실시됨으로 인해 현장에서는 이를 원활히 운영하기 위한 기반 구축 등 각종 작업에 매진하고 있으나 워낙 짧은 기간에 많은 학교에서 준비해야 함으로 인해 부실도 우려되고 있다. 또한 물리적인 기반뿐만 아니라 수업을 진행할 교사들의 역량강화와 학생들의 학습방법에 대한 지도를 준비할 시간도 충분하지 못한 상태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그동안 온라인 개학 관련하여 온라인 학습방을 통하여 자율형 콘텐츠 EBS 등등을 안내하는 등 자기주도적 학습 여건을 마련하였기 때문에 교사관리형 온라인학습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지만 온라인 학습을 위해 안내한 e학습터의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고, 교육방송(EBS) 홈페이지마저 한때 접속이 마비된 적이 있어, 실제 수업에 있어 전국 모든 지역에서 온라인 접속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지 의구심을 불러오고 있다. 심지어 교육정책의 책임자인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온라인 학습 프로그램으로 현장 교사와 만나는 행사에서 조차 접속이 끊기는 사고가 발생한 정도이니, 실제 수업 진행을 함에 있어 전국의 수많은 현장에서는 이런 일이 얼마나 벌어질 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실제 많은 전문가들은 온라인 개학이 이뤄지더라도 적지 않은 시행착오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을 하고 있다.

이제 교사도 학생도 준비가 미흡한 상황 속에서 온라인 개학이라는 사상 초유의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모든 교사가 온라인 강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EBS나 사설학원의 전문 온라인 강사들에 비해 온라인 강의 진행이 미숙하게 보일 수 있고, 이들보다 첨단 장비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아 강의 송출이 원활하게 이루어지 않을 경우 교사들의 수업을 바라보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불만으로 인해 자칫 학교와 교사들의 역량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물론, 등교 개학으로 인해 만일에 하나라도 학교 현장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아수라장이 되는 것보다는 온라인 개학이 백번 바람직한 것이긴 하지만 너무나 준비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라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일어나지 않길 바라지만 개학이후 한동안 많은 혼란이 야기될 것으로 예측된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은 이제 막이 올랐다. 비록 코로나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실시되는 온라인 개학이라는 새로운 교육의 형태가 어떻게 귀결될지 사뭇 궁금해진다. 그러나 우리나라 코로나사태가 정부보다 의료진들의 각고의 희생과 많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것처럼,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맞이해 우리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선생님들을 신뢰하고 따르는 학생들과 지지하는 학부모들로 인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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