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신앙과 사회적 거리두기
기독교신앙과 사회적 거리두기
  • 승인 2020.04.0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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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농촌 지자체에서 질펀하게 펼쳐진 유채꽃을 무참하게 뒤엎는 광경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떠오른다. 전염병을 걱정하는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늘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주기를 바라면서 지역을 홍보해 온 지자체들이 아무런 대안 없이 관광객을 꺼리는 것이 온당한지 판단이 안 선다. 전염병이 물러나면 관광객이 다시 몰려 올 것이니 걱정할 것 없다고 단순 생각 한다면 그것은 행정의 정도가 아니다. 급변시대의 행정은 미래 예측도 수반돼야 한다.

언제 멈출지도 모르는 코로나19의 위세는 우리를 혹독한 삶의 고통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국민들은 방역당국의 지시에 잘 순응하면서 이제 전염병 예방 수칙이 몸에 베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2주간이 몇 번이나 반복되면서 우리의 일상은 뒤죽박죽이 되고 있다. 전염병이 사람들에 의해 옮겨지므로 사람을 멀리해야 한다는 것은 인정 하지만 정부가 함부로 말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쉬운 명제가 아니다.

이번 코로나 전염병 예방책에 두드러진 것은 광역자치단체의 역할이다. 눈에 띄는 것은 대권 의욕을 가진 광역단체장의 정치적 활약이다. 뭔가 남다른 아이디어를 내고 법규를 최대한 활용해 지역민들을 위하는 것처럼 보여주기 위한 행정을 하는 것이다. 정부는 집단감염 위험이 많은 큰 대형시설로 종교시설,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 등을 규정 지우면서 마스크 착용, 사람 간 간격 2m등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책임을 묻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당연한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규제 제한에 한계점을 보이고 있다. 거의 얼굴을 맞대고 춤을 추는 클럽에는 소수의 공무원이 나간 반면 교회에는 백 수십 명의 시·구청공무원이 단속을 폈고 물리적 충돌에 대비, 경찰관 수백명이 대기하고 있었다고 한다.

코로나 전염병이 신천지교회 교인으로부터 시작된 탓으로 교회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큰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부인 할 수가 없다. 기성교회들이 신천지는 이단이라고 아무리 말해도 기독교는 같은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을 것이다. 만민교회 등 부여의 또 다른 교회에서 확진자가 나왔다고 보도한 것을 보면서 잘못하면 교회가 전염병의 온상처럼 여겨질까 또 걱정이다. 이참에 기성교회가 생각해 봐야 할 일들이 있다. 과거에도 이른바 이단들로 불리는 교회들이 있었다. 그 가운데는 국제적·국가적·사회적으로 종교단체로서 성공적 위치를 확보하여 이단의 옷을 벗고 있는 단체도 있다. 세를 확장해 가던 신천지가 코로나가 없었더라면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신천지가 인적·재적으로 많은 자산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그대로다.

기성교회들의 신천지에 대한 대응은 그동안 매우 미온적이었다. 교회 입구에 ‘신천지 출입금지’, ‘신천지에 대한 설명서’를 붙여 놓은 것 외에는 별로 한 일이 없었다. 신천지에 대한 목사의 설교도 거의 없었다. 어떤 경우든지 기성교회들이 신천지에 적극 대항하지 않은 것을 자숙해야 한다.지금은 신천지가 쥐 죽은 듯이 있지만 코로나가 끝나면 그 기세가 더더욱 당당해 질 것이다. 온 나라를 흑암으로 뒤 덮은 신천지교회가 이단이라면 기성교회는 교단이 연합하여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로 교회 운영은 아주 황폐해 졌다. 기독교인들은 주일날 전 교인들이 함께 모여 하나님께 찬송 예배드리고 성도간의 교제를 나누는 것을 신앙생활의 즐거움으로 삼았지만 벌써 몇 주째 온전한 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온라인 예배, 가정예배를 드리고 있지만 게 중에는 예배를 강행하는 교회들도 있다. 서울시 같은 자치단체는 ‘집회금지 행정명령’으로 교인 집합을 막고 있다.

우리는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전염병 예방을 앞세워 까다로운 규칙으로 예배를 금지하는 정부에 맞서면서 교회에 모여 예배를 드려야 하는지 괴로운 마음이다. 이럴 때 교회지도자의 현명한 의사결정이 있어야 한다. 교회법은 사회법과 차원이 다르다. 눈에 보이는 것은 사회법이 규제하므로 무시 할 수가 없다. 교인관리, 재정관리 등 어려움이 많겠지만 사회법을 준수하면서 교회를 운영하는 지혜를 찾아야 한다. 어떠한 경우든지 기독교인들은 사회로부터 욕을 먹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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