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단계적 등교개학 검토할때
5월 단계적 등교개학 검토할때
  • 승인 2020.04.14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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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현
사회2부장
코로나19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의 모습이 바뀌었다. 코로나19 이전(before)과 이후(after)로 나눠 새로운 세계가 펼쳐질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특히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한 교육분야는 너무나 생소한 모습이다.

지난 2월18일 대구에서 코로나19 31번 확진자가 발생한 후 기하급수적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증가하자 지난 2월20일 강은희 대구교육감이 전국 최초로 1주일간 개학연기를 발표하고, 같은달 28일 대구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개학을 추가 2주간 연장했다.

이후에도 코로나 확진자가 줄지 않자 강은희 대구교육감과 수도권 교육감들이 3차 연기를 교육부에 요청해 받아들여졌다. 마지막으로 4월20일까지 4차 연기는 교육부의 부담과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교육청의 의견도 감안, 결국은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지난 9일부터 단계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강은희 대구교육감과 교육부가 3차 개학연기와 온라인 개학을 한 것은 대구는 물론 전국적으로 코로나19의 대규모 확산을 막고 학생들의 집단 감염을 사전에 예방한데 분명히 큰 역할을 했다. 대구시민과 전 국민들의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휴교와 온라인 개학이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실시한 온라인 개학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여러가지 문제점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온라인 수업의 콘텐츠 문제, 수업의 질과 방식, 수도권과 지방, 소득격차에 따른 교육격차,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안과 불편, 교사들의 업무부담 등은 조만간 가시화 될 것이다. 무엇보다 학교의 기능이 왜곡될수 있다. 학교는 수업만 하는 곳이 아니다.

교우관계와 인성교육을 배우고 지(智)·덕(德)·체(體)를 실현하는 곳이 학교다. 온라인 강의를 통해 단순히 지식만 전달하는 것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단순 지식을 전달하고 대입 수능에 대비하려면 대형 학원과 사설 온라인 강좌를 통해서도 충분히 아니 어쩌면 더 나은 콘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는데 말이다.

더 현실적으로 보면 4월 이후 하루 확진자 30명 내외(해외 유입 40~60%)가 지속되고 상당수 학원(수도권 90%)들이 개원을 하고 주말마다 공원, 식당, 휴양지에 인파들이 몰리는데 학교만 언제까지 문을 닫고 있을 수 있겠는가. 국내 환자는 줄어들고 해외입국자들 중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더 많은 상황에서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코로나 19의 완전한 종식만을 기다릴 수 있을까.

이제는 고3과 고3을 목전에 둔 고2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입장도 조금은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즉 5월을 앞두고는 학년별 단계적 등교내지 온라인과 등교 개학의 병행을 검토할 필요성도 있을 것 같다.

방역당국의 조언대로 학교가 개학을 할 경우 제2의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또 싱가포르가 개학을 한 후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렇기에 이를 참고로 전 학년 등교가 아닌 학년별 부분 등교 내지 온라인·오프라인 병행을 검토하자는 것이다. 혹자는 얘기한다. 등교를 했다가 한명이라도 감염되면 학교가 폐쇄되고 혼란이 오니 온라인 개학을 지속하든지 혹은 9월로 개학을 연기하자고. 되묻고 싶다. 언제 코로나 확진자가 1명도 발생안하며 만약 9월에 코로나19가 재발된다면 그때는 어떻게 할 것인지를.

교육부가 최근 하루 코로나 확진자가 50명 미만인 상황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온라인과 등교를 동반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한다. 의료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근거로 제시한 숫자다.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은 경제적 충격을 고려해 5월, 늦어도 6월에는 경제활동을 재개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유럽 일부 국가는 경제적 충격 등을 고려해 이달 말께 빗장을 풀려고 한다.

코로나 진원지인 중국도 이달 말께 중3·고3은 등교개학을 한다고 한다. 두가지만 갖춰지면 무작정 등교개학을 미룰수는 없을 것 같다. 첫째는 최근 하루 30명 내외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100%신뢰할 수 있는가. 둘째는 코로나19 확진자가 0명이 돼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지 여부다.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오랜시간 고통을 받아오면서도 특유의 국민성으로 이를 잘 극복해 왔다. 등교개학을 두고 갑론을박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전 세계인이 하나의 네트워크를 형성해 왕래하는 글로벌 시대에 코로나19 확진자 0명을 기대하며 무작정 9월 개학, 무기한 온라인 개학만을 주장하는 것도 모순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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