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을 톺아보며
온라인 개학을 톺아보며
  • 승인 2020.04.16 21:0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견숙
경북대학교사범대학 부설초등학교 교사


다가오는 20일 초등학교 1-3학년을 마지막으로 전 학교 급이 온라인 개학에 돌입한다. 인터넷 동시 접속으로 인한 서버 문제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해결할 사안들이 이어지는 시간이었다. 드라이브 스루 형식으로 책을 배부하고, 쏟아지는 원격수업 연수와 협의에 참여하는 등 평소보다 몇 배는 더 많은 고민을 하면서 보낸 시간이었다. 학생 모두도 새로운 방식의 수업에 적응하는 시간을 보내었을 것이고, 앞으로도 그 노력은 이어질 것이다.

이제 고3이 되는 수험생들의 불안감을 헤아려본다. 고3이 되었다는 자체로도 그 중압감이 클 아이들에게 코로나19는 더 큰 부담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대한민국, 아니 세계의 모든 수험생들이 여러분과 똑같은 상황에 처했다는 사실을 생각하기를 바란다. 너무 큰 스트레스나 우울감을 느끼지 않아야 한다. 가족이나 친구와의 대화, 가벼운 운동 등으로 스스로의 심리적 방역에 철저하도록 애쓰자.

더불어 학습에 있어서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습관의 유지라고 본다. 학교에 등교하였을 때 이루어지는 시간표대로 최대한 실천하면서 규칙적인 습관을 유지하기를 조언한다.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만큼 시간 낭비가 없을 것이다. 수능 70% 반영을 이야기하고 있는 EBS를 중심으로 공부 계획을 철저히 세우자. 사교육의 강제성에 따라 학습하던 습관이 있는 학생이라면 이 기회에 자기 스스로 학습을 이어갈 능력을 키워야 한다. 모의고사가 몇 회 취소된 만큼, 모의고사 스타일의 문제를 정해진 시간에 따라 응시하면서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올해 새로운 학교 급으로 옮긴 1학년 학생들 역시 새 학교에 대한 적응 기간을 족히 몇 달은 잃게 되었다. 초등학교 1학년의 경우 특히나 부모가 가질 부담감이 크다. 유치원을 갓 졸업한 아이들은 아마도 학교의 모습을 상상할 수도 없을 것이다. 각 학교에서 진행하는 온라인 학습에 성실히 참여하면서 새로운 학교 시스템에 적응하자. 신입생들도 학교의 새로운 시정대로 자신의 생활을 하면서 등교 개학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갑자기 늘어난 수업 시간, 하루 수업 시수 등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많아질 것이다. 특히 초등학교 1학년의 경우, 유치원에서 따로 앉아 있는 시간이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책상에 앉아서 학습을 하는 연습도 해 보자.

온라인 개학은 이전의 휴업과 분명히 다르다. 집에서지만 실제로 교육과정이 진행되는 기간이기 때문에 학습에 훨씬 더 충실할 필요가 있다. 특히 수학과 같이 단계적으로 배움이 축적되고 누적되는 교과의 경우, 이 기간 동안의 학습을 허투루 지나가서는 안 된다. 교과서의 문제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놓치는 개념은 없는지 철저히 점검하자. 중학교 이상의 학생인 경우 각 교과마다 선생님이 제공하는 학습의 방향, 피드백의 방식, 학습의 창구 등도 다양할 것이다. 놓치지 않도록 꼼꼼하게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사 역시 학생들이 처한 어려움을 공감하는 가운데 원격수업을 진행하여야 할 것이다. 아이들은 혼란스럽고, 부모는 실상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게다가 자녀의 수, 컴퓨터 환경, 부모의 돌봄 여부, 학생의 인터넷 사용 능력 등 온라인 수업에 대한 각 가정의 상황은 판이하다. 양질의 수업 제공은 교사로서 분명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학습자의 편의성, 접근성 등도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과제 등의 학습으로 학생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거나, 교과 간의 불소통으로 너무 판이한 형태의 온라인 학습을 이것저것 새로 익히게 하는 일 등은 진지하게 고민할 문제다. 더불어 온라인 개학이 국가적 재난 사태의 교육임을 분명히 인지하고, 담임교사를 중심으로 아이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방안도 좀 더 찾아보아야 한다.

또한 앞으로 언젠가 시행될 대면 수업이 어떠한 과정으로, 어떠한 방침으로, 어떠한 규칙으로 시작되어야 할지 대비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온라인 개학에 대한 방침을 마련해왔다면, 온라인 개학 이후 반드시 일어날 상황에 대한 대비는 더욱 중요하다. 교육청에서부터 먼저 서버 관리 등 현 상황을 제대로 유지하면서 앞으로의 방침도 선제적으로 고민해 주기를 바란다. 더 이상 학교의 각종 지침을 뉴스 속보에서나 먼저 확인하는 사태를 반복적으로 이어가서는 안 된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