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영남 민심이 미래통합당을 선택한 이유- TK지역 당선인에 바란다
[윤덕우 칼럼]영남 민심이 미래통합당을 선택한 이유- TK지역 당선인에 바란다
  • 승인 2020.04.2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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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용 쇼크가 현실화됐다. 지난달 구직활동 계획이 없어서 ‘그냥 쉬었다’고 답한 사람이 237만명에 육박, 통계 작성 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19일 통계청 발표다. 그런데도 4·15총선에서 여당이 표정관리를 해야할 만큼 미래통합당이 참패했다. 호남지역·수도권·충청 대부분 지역에서 여당이 압승했다. 이들 지역 유권자들은 문재인 정권 심판보다는 안정에 힘을 실어줬다. 오히려 리더십도 차별화된 정책도 없는 제1야당을 심판했다.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 전국적으로 압승했다고 해서 유권자들의 결정이 옳았는지는 성급히 판단할 수 없다. 그 결정이 현명했는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야 알 수 있다.

180석의 사상 유례없는 의석을 가진 거대여당이 국정실패에 대한 책임을 이젠 더 이상 야당에게 미룰 수 없다. 야당이 국정의 발목을 잡는다는 핑계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다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여당이다. 여권 비례정당 당선인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이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도록 갚아주겠다”고 했다. 지금 보수는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위기다. 선거법 위반으로 수사 중인 여야 당선인이 적지않다. 작업하기에 따라서는 보수우파 국민들이 우려하는 사회주의 개헌도 불가능하지 않다.

그래서인지 TK(대구경북)·PK(부산경남)등 영남지역에서는 의석수로만 보면 미래통합당 압승이다. 지난 2018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단체장을 싹쓸이한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미래통합당이 상당히 선전했다. 영남 민심이 미래통합당을 선택한 것은 결코 미래통합당이 잘해서가 아니다. 그나마 문재인 정권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야당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의 지역구 선거 득표는 1191만표로 1434만표를 얻은 민주당과 243만표 차다. 득표율로는 41.4%대 49.9% 였다. 적어도 1191만명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성장과 분배의 동시적 악화를 불러온 심각한 경제 실정, 탈원전 정책 강행, 좌우 진영으로 나눈 극단적 국론 분열의 정치, 성과없는 친 대북전략으로 느슨해진 안보의식과 국방 문제 등을 우려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드루킹 사건과 울산시장 관권 부정선거 의혹 사건, 조국 사태에서 보여 준 거짓과 위선, 정의와 공정 질서의 붕괴도 제1야당의 득표에 한몫을 했다.

제1야당에 힘을 실어준 표심은 코로나 19사태로 파묻힌 이런 잘못된 경제정책과 정치 지도자의 거짓과 위선, 불의와 불공정 행위를 바로 잡지 못하면 국가는 심각한 위기에 빠지고 국민들이 고통을 겪을 것이란 걱정에서다.

그렇다고 미래통합당 당선인들이 과연 유권자의 기대대로 21대 국회에서 제1야당답게 의정활동을 제대로 할지는 미지수다. 20대 국회에서 여당시절 당선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존재감은 사실상 제로(0)에 가깝다. 4년 동안 무엇을 했는지 유권자들 기억에 남는 것이 별로 없다. 당사자들 귀에는 섭섭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야당의원이 됐으면서도 여당의원과 구분이 안될 정도였다. 제1야당 의원으로서 투쟁력이 전무하다. 특히 TK지역 의원들이 그렇다. 지역을 위해서도 국가정체성을 위해서도 목소리를 낸 의원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무슨 잘못이 많은지 정권 눈치나 보며 조용히 숨죽이고 지내다가 총선이 다가와서야 너도나도 ‘문재인 정권 심판하겠다’며 난리를 피웠다. 자유한국당 TK의원들 가운데 소신껏 목소리를 낸 의원은 청와대민정수석을 지낸 초선의 곽상도 의원이 유일하다. 곽 의원은 문다혜 등 문 대통령 가족과 문재인 정권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대정부 투쟁력을 보여왔다.

20대 TK지역 국회의원들은 4년 동안 공식적인 식사 자리조차도 한번 갖지 않은 것으로 최근 전해지고 있다. 대구지역도 그렇고 경북지역도 그렇다. 모두가 잘나서 그런지 각자도생이다. 이런 상황인데 무슨 대구현안 문제를 논의하고, 경북 현안문제를 제대로 논의했겠는가. 말로만 지역을 위해 일해 왔는 것은 아닌지 자못 궁금하다.

4·15 총선에서는 20대 총선에서와 달리 25개 TK지역구(대구12개·경북13개)에서 무소속인 홍준표 당선인을 제외하면 미래통합당이 싹쓸이했다. 대구지역 12개 선거구 가운데 수성을에서 수성갑으로 선거구를 바꾼 주호영은 5선, 서구의 김상훈과 달서을의 윤재옥은 3선, 중남구 곽상도· 동구갑 류성걸·달성 추경호는 재선의원이 됐다. 경북에서는 포항북의 김정재·김석기·송언석·이만희·임이자·김희국 의원 등 6명이 재선이다. 잦은 공천 칼질로 경북에서 3선 이상 의원은 전무하다. TK 25개 지역구 가운데 48%인 12명이 초선이다. 대구에는 강대식(동을), 양금희(북갑), 김승수(북을), 홍석준(달서갑), 김용판(달서병) 5명이 경북에는 김병욱(포항남·울릉), 김형동(안동·예천), 구자근(구미갑), 김영식(구미을), 박형수(영주·영양·봉화·울진), 윤두현(경산), 정희용(고령·성주·칠곡) 7명이다. 22대 공천에서 불안하지 않으려면 21대 국회에서 제1야당의원으로서 지역발전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고 국가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용기있는 정치인들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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