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회 장애인의 날에 …
제40회 장애인의 날에 …
  • 승인 2020.04.2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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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모 대구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장, 영남대 교수
지난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었다.

장애인의 날은 1981년 UN 총회에서 ‘세계 장애인의 해‘가 선포된 이후 국내에서도 ’재활의 날‘이었던 이 날을 장애인의 재활 의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장애인의 날’로 변경하여 매년 실시되는 법정 기념일이다. 1997년부터 ‘올해의 장애 극복상’을 제정해 장애를 훌륭하게 극복한 장애인을 발굴 시상함으로써 장애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는 한편, 4월 20일부터 1주일을 장애인 주간으로 정해 각 지방자치단체 및 장애인단체별로 체육대회를 비롯한 다채로운 행사를 펼친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확산방지 차원에서 사회적 거리를 두며 모든 행사들은 취소되었고,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많이 줄어들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처럼 재활의지가 자라기를 바라며 제정된 ‘장애인의 날‘의 의미를 되새기며 우리나라 장애인복지 현주소를 살펴본다.

장애인복지법(10조 2항)에 근거하여 현재 5년을 주기로 수립하는 ‘장애인정책 종합계획(2018-2022)’에 따라, 정부는 ‘모두가 누리는 포용적 복지국가’ 실현을 위해 비장애인과 격차 없이 자립생활을 할 수 있는 장애인정책 추진과 장애인정책의 기획·집행·평가 등 전 과정에 장애인계의 적극적 참여를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장애인복지, 건강지원체계 개편과 장애인의 교육·문화·체육의 기회보장, 장애인소득보장, 장애인의 인권보호 및 재난·안전지원시스템 강화, 장애인 정보접근성 및 이동권 보장을 통한 사회참여 활성화 등을 중점과제로 선정하고 있다.

국가의 장애인복지의 주요정책내용을 보면 ‘장애인 복지천국 대한민국’ 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장애인 당사자들이 느끼는 체감은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장애인복지 예산과 인프라가 부족하고 다중적 차별 속에서 장애인의 자립생활 및 사회참여는 멀게만 느껴진다.

대구시의 상황 또한 큰 차이가 없다. 장애인 복지의 패러다임 전환에 따라 자립지원을 강화하고 중증장애인 상시 돌봄체계를 마련하여 최중증 장애인을 보호하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지만, 2019년 대구시 사업보고를 보면 24시간 돌봄의 대상자는 21명이며, 야간보호서비스 대상자 또한 20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부산, 인천 등 다른 광역지자체의 보호수준인 10명보다는 많다는 것에 위안을 삼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장애인의 날이면 앞 다투어 약속해 왔던 장애인 권리보장, 차별 없는 지역사회건설, 인권과 관련된 복지정책 마저도 올해는 코로나19로 그나마 흔적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장애인복지가 정책에 의해서만 추진되는 것은 아니지만, 국가나 지자체의 책임 있는 약속이 기본이 된다는 점에서 정책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2020년 대구시는 장애인복지를 위해 장애인의 자립지원을 강화하고 지역사회 통합돌봄과 수요자중심의 장애인서비스 지원을 확대함과 동시에 장애인 고용과 이동권을 보장하는 정책을 수립하였다. 이와 함께 대구 장애인복지의 선결과제로 제기되어 왔던 장애공감문화 확산을 중점사업으로 선정하였다. 차이와 다양성을 포용하는 장애공감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장애인식개선 홍보영상을 제작하고 ‘차이가 힘이 되는 더 나은 대구’를 슬로건으로 시민과 함께하는 캠페인의 추진은 반가운 소식이다.

장애인들이 시설보호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돌봄(커뮤니티 케어)을 해야 한다는 것은 장애인 당사자들의 바램 이고, 모든 복지전문가들의 주장일 뿐만 아니라, 현 정부의 공약사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역사회에서 주민들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지역사회 돌봄은 물리적 환경과 지원체계의 부족 등으로 난관을 겪고 있다. 그중 가장 큰 문제로 나타나는 것이 지역주민들의 반대이다. 우리 대구도 장애인자립지원을 위해 마련한 주택에 님비현상으로 장애인의 입주가 무산된 일이 적지 않다. 지역주민의 반대는 아직까지도 일반 시민들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그들과 이웃으로 살아가는 일이 어려운 실정이고 조금도 손해를 보기 싫어하는 이기심에서 비롯된 일일 것이다. 장애인의 지역사회 돌봄을 위해서는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노력과 인프라구축이 병행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대구시의 장애공감문화 확산운동, ‘차이가 힘이 되는 더 나은 대구’ 캠페인은 대단히 중요한 사업이며 앞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장애는 언제나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미래이고, 장애의 이해는 ‘선택이 아닌 필수‘ 라는 말이 있듯이 제40회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여 온 국민이 우리의 이웃인 장애인에 대한 깊은 이해와 장애인의 인권과 권리가 보장되어 차별 없이 지역사회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평등한 세상이 하루빨리 정착되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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