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 참
허허 참
  • 승인 2020.04.2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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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BDC 심리연구소 소장
김순호
BDC 심리연구소 소장
“허허~참” 옛날 어르신들이 한 숨 쉬시듯 내뱉던 말이다. 오늘은 ‘허허 참’에 담긴 뜻에 대해 한번 얘기해볼까 한다.

먼저 이해를 돕고자 ‘삼세판’을 예로 들어 보려 한다. 이 말은 내기를 하거나 도전을 할 때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이 말의 뜻은 세 판을 겨뤄 그 세 번의 기회 안에서 승부를 가린다는 뜻이 담겨있다. 대표적인 것이 가위바위보다. 대체로 한국 민속경기들이 주로 이 3판 2승제의 방식을 따르고 있다. 한 번은 누구나 실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으로 승부를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듯하다. 생각해보니 참 지혜로운 방법이다. 한 번의 도전은 늘 운(運)의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그러한 이유로 한 번의 기회로 승패가 갈리는 것은 제대로 된 승부라고 인정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삼세판을 외쳤던 것은 최소한 3판 정도는 겨뤄봐야 제 실력으로 겨룬 것이라는 의도가 깔려있다. 그것이 서로에게 좀 더 공정한 경쟁이 될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삼세판이 그런 공정한 기회의 제공이라는 뜻도 있지만 도전에 대한 의미도 있다.

돌아보면 무언가를 시도하다가 성공하지 못했을 때 삼세판이라는 말을 자주 했던 것 같다. 그때는 그 말이 단순히 아쉬움에 다시 한 번 더 도전해보기 위한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더 깊은 뜻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떠한 일을 할 때 한 번에 성공을 하지 못하면 쉽게 포기하려 한다. 그때 주위 사람들이 포기하려는 사람에게 외친다. 인생은 삼세판이라고. 좌절하지 말고 최소한 세 번 정도는 도전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외쳐주던 말이 바로 ‘삼세판’이다.

삼세판이란 말과 비슷한 말이 오늘 말하려고 하는 ‘허허참’이란 단어다. 먼저 허허 참이란 글자의 ‘허’라는 말은 한자로 빌 허(虛) 자로, ‘비었다’‘없다’라는 뜻의 가짜를 뜻한다. 그리고 ‘참’은 진짜라는 뜻이다. 종합해보면 ‘허허참’이라는 단어는 두 번의 허와 한 번의 참으로 이뤄진 말로 풀이된다. 즉, 삶의 중요한 기회는 한 번 만에 찾아오지 않는다는 뜻으로, 최소한 두 번의 거짓 ‘허’를 먼저 경험해야 진짜 ‘참’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일종의 정수기 필터와 비슷하다. 정수기 필터가 물속에 섞인 불순물과 찌꺼기를 걸러내 주듯 ‘허’를 통해 사람들을 걸러낸다. 가령 100명의 사람이 기회 앞에서 도전을 했다고 하자. 열심히 달려왔는데 어느 날 처참한 실패의 경험을 한다. 첫 번째‘허’를 경험한 한 것이다. 첫 번째 ‘허’앞에서 절반 이상의 사람이 걸러진다. 즉, 넘어져 울다 지쳐 더 이상의 도전을 하지 않게 된다. 이제 남겨진 절반가량의 사람에게 다시 세상은 “계속 도전 해볼래?”라고 말을 걸어온다. 그때 다시 그들은 일어나 도전을 했다. 하지만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첫 번째 보다 더 큰 좌절감을 안고 온 두 번째 ‘허’의 경험이다. 그러면 봄비에 꽃잎 떨어지듯 사람들은 도전을 포기한다. 이제 남겨진 사람은 불과 몇 명에 불과하다. 이때 역시 세상은 말을 걸어온다. “한 번만 더 해보자”라고. 그때 다시 일어나 바지를 툭 툭 털고 ‘그래, 삼세판’이라고 외쳤던 사람들이 마침내 ‘참’이라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다수의 사람들이 허 앞에서 빠른 판단을 내려버리고 넘어져서 되돌아가기를 반복한다. 성공이라는 기회가 그리 쉬이 첫 번 만에 얻어진다면 아마 우리 삶에 노력이라는 단어는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세상도 더 이상의 발전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신이 그렇게 장치를 걸어둔 듯하다. 두 번의 실패 같은 ‘허’의 경험, 그 후 세 번째 찾아오는 ‘참’의 기회. 이것이 세상의 진리라는 것을 본인은 깨달았다. 물론 나의 이 말이 절대적인 정답은 될 수 없다. 하지만 최소한 본인은 이걸 깨닫고 넘어져 울어야 할 상황 앞에서 다시 일어나 걸어 나갈 수 있었고, 그 결과 적잖은 기회를 얻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한 번으로 무언가 명확히 결정되는 일은 그렇게 많지 않다. 아니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 그런 뜻에서 ‘허허참’ ‘삼세판’이란 말은 “최소한 어떠한 일이든지 3번 정도는 해봐야 되지 않냐?”라고 우리에게 물어온다. 이제 우리가 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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