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거리 두기’, 개인의 노력이 최선의 백신이다
‘생활 속 거리 두기’, 개인의 노력이 최선의 백신이다
  • 승인 2020.04.27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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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한국애드 대표
“아직 개발된 백신도 치료제도 없다. 올해 안에 개발이 될 수 있을지도 확실하지 않다. 자연적인 집단 면역을 기대하기 어렵다. 면역 형성이나 면역력에 대한 기대도 할 수 없다. 이미 바이러스의 변형은 시작되었고 이 때문에 백신 개발이 더 어렵다. 많은 전문가가 코로나19의 장기화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고 2차 대유행 가능성도 높다고 한다.”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코로나19의 특성이다. 호흡기 감염병에서 장기화나 2차 대유행은 낯설지 않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가 그러했고, 1918년 스페인독감도 그러했다. 우리가 흔히 앓는 독감 역시 수많은 변형으로 매년 새로운 백신이 추가된다. 문제는 코로나19의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아직은 요원하다는 것이다. 최근 신규 확진자가 크게 줄어들면서 우리나라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전에 대비해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개인 방역에 중심을 두고 있다.

그런데 우리 주변의 일상은 어떠한가? 한산하던 도로는 평소 수준으로 돌아왔고, 공원이나 산·바다에는 밀폐된 공간을 피해 찾아오는 사람들로 붐비기까지 한다. 게다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도 하나둘 늘어나고 있으며 ‘너와 나 안전거리 2m’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에 지친 마음이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와 함께 조금씩 풀어지고 있다. 준비하지 못한 위기 상황에서 강하게 지켜냈던 ‘사회적 거리 두기’의 불편함이 피로가 되어 ‘완화’와 함께 ‘방심’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불편은 ‘낯섦에 대한 반응’이다. 공동체를 위해 늘 해오던 습관을 바꾸고 해보지 않은 새로운 것을 지켜야 하는 것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미 이런 불편을 겪어보았다. 1995년 1월 쓰레기 발생량에 대해 배출자 부담의 원칙을 적용해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쓰레기 배출에 대한 비용을 부담하게 한 ‘쓰레기 수수료 종량제’가 그것이다. 규격 봉투를 구입해 쓰레기를 배출하게 함으로써 쓰레기 배출량에 따른 수거료가 부과되기 시작했고, 규격 봉투에 넣지 않으면 수거해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무단 배출은 최대 100만 원의 과태료까지 부과했다. 쓰레기 분리배출에 따른 불편함 호소와 함께 “쓰레기를 왜 돈 주고 버리느냐”는 항의도 많았지만, 이제는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다. 2019년 1월 1일 시작된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규제도 있다. 매장면적이 165㎡ 이상의 마트와 마켓의 일회용 비닐의 사용을 전면 금지했고 위반 시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마트에서는 일회용 비닐봉지가 사라졌고, 한동안 “그깟 비닐 하나 좀 주면 어때서” 하며 실랑이를 벌이는 고객도 있었지만, 지금은 장바구니 사용이 자연스러워졌다.

이렇게 지금은 자연스러운 습관이 된 것들도 처음엔 많은 불편함이 있었다. 물론 쓰레기 종량제 규격 봉투의 사용이나,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규제의 빠른 정착에는 환경부의 과태료 부과라는 강력한 규제가 한몫했다. 반면, 지금 시행되는 ‘생활 속 거리 두기’는 강력한 규제가 적용되기 어렵다.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았다고 벌금을 매기거나 개인별 안전거리를 확보를 위해 온 거리에 2m씩 표시를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정부가 지난 24일 발표한 업무/일상/여가 생활 방역지침은 국민 참여를 통해 최종안이 완성될 예정이며 국민의 자율적인 참여를 전제로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생활 속 거리 두기’는 말 그대로 개인의 일상생활을 의미한다.

낯섦에 따른 불편은 익숙함이 해법이다. 익숙하지 않아서 불편할 뿐이지 습관이 되고 나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될 수 있다. “가능한 마스크를 착용하되, 마스크는 꼭 코와 입을 가리도록 착용한다. 열이 나거나 아프면 일단 3~4일 집에 머물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두 팔 간격으로 거리를 둔다. 수시로 손을 씻어야 하고, 기침 예절을 지킨다. 매일 2회 이상 환기를 하고 자주 쓰는 물건은 주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소독을 한다. 인사를 할 때도 악수보다는 목례를 하고, 쇼핑몰이나 시장 등에서 시식이나 화장품 테스트를 하지 않는다.” 처럼 ‘생활 속 거리 두기’는 실제로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지켜야 한다’라는 마음이자 실천이다. 전염병의 확산은 언제나 개인에서 시작하므로 코로나19의 재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지금 가장 유용한 백신은 ‘개인의 방역’이며 가장 위험한 것은 ‘개인의 방심’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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