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어떻게 할 것인가
세대교체, 어떻게 할 것인가
  • 승인 2020.04.28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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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광
대경소비자연맹 정책실장
경제학박사
4.15총선에서 여당에 완패한 미래통합당이 선거 후폭풍으로 내홍에 휩싸이고 있다.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가장 큰 세대가 바로 3040으로 그들의 마음을 잡지 못하면 2년후 대선을 치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코로나19 사태 이후 펜데믹 현상을 감안해 "가급적이면 70년대생 가운데 경제에 대해 철저하게 공부한 후보로 나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 유승민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를 거론하며 대권 주자로서 유효기간이 끝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공천과정에서부터 미래통합당 지도부에 앙금이 많은 홍준표 전 대표는 페이스 북을 통해 "김종인 위원장은 1993년 동화은행 뇌물사건에 이어 1998년 노태우 비자금 사건에도 연루, 뇌물죄 유죄 전력이 있다"고 폭로했다. 또한 홍 전 대표는 "김종인 사태로 당이 혼란에 휩싸였는데도 불구하고 당 중진들이 함구하고 침묵하는 것은 참으로 비겁하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하면서 "보수 우파 정당은 언제나 치열한 노선 투쟁을 분열로 겁내면서 미봉으로 일관하는 바람에 현재 이 지경이 됐다"고 당 원로들을 강하게 성토했다.

미래통합당 안팎에서도 40대 기수론에 대한 찬반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찬성한 쪽에서는 노후한 당 이미지를 쇄신하고 세대교체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 3040세대는 정치적으로 미숙하기 때문에 깊은 수령에 빠진 당을 구할 수 있을 만큼 위기 수습 능력과 리더십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들을 전면에 등장시키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본다. 특히 2년도 채 남지 않은 차기 대선을 고려하면 이들 3040 정치인이 야권 대권 후보로 성장하기에는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 위원장이 40대 기수론을 거론하면서 벌써부터 주요 인사들이 부각되고 있다. 대표적인 인사로는 홍종욱 전의원과 김세연 미래통합당 의원을 들 수 있다. 21대 총선에서 당선된 경북지역 인사로는 김병욱(경북 포항남울릉), 김형동(경북 안동예천), 정희용(경북 고령성주칠곡) 당선인이 있으며, 대구에는 막내인 홍석준(대구달서갑) 당선인이 이미 1966년생이다. 다른 지역에는 배현진(서울 송파을), 황보승희(부산 중영도), 유의동 의원(경기 평택을), 김성원 의원(경기 동두천연천) 등이 있다.

어느 국가든 평화롭고 안정적인 권력승계는 당의 방침과 국가정책의 변화를 동반하므로 안정적인 권력 이양은 매우 중요하다. 지도자를 선임하는 중국의 예를 들면 정치국 상무위원은 '68세 규정', 정치국원은 '63세 규정'이 있다. 독재를 방지하고 안정적인 권력승계를 위해 만든 이 연령규정은 잘 지켜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구세대 지도자의 퇴진을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신세대 지도자의 진입을 가로막는 역작용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2017년 제19차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차세대 '투톱 후계자'로 물망에 오른 당시 후춘화 광둥성 서기와 천민얼이 충칭시 서기 둘 다 정치국 상무위원에 진입하지 못하면서 덩샤오핑(鄧小平)이 마련해 20년 이상 이어진 격대지정(隔代指定) 전통이 깨졌다. 특히 국가주석의 3연임 제한 조항이 삭제된 헌법 개정안까지 통과되면서 시 주석이 사실상 종신집권까지 가능한 상황이 됐다. 이는 제도적으로 만든 규정도 권력의 속성 앞에는 무력하다는 것을 나타낸 것이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40대 기수론라는 화두를 던졌지만 왜 40대여야 하며, 또한 경제전문가라야 한다는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하다. 지난 4.15 총선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면서 인물교체를 시도했지만 국민은 물론 당원들 조차도 설득하지 못해 오히려 보수의 분열과 갈등을 가져왔지 않는가. 따라서 김 전 위원장이 정치원로로서 분석하는 시대정신에 가까운 추상적인 인물상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면 이미 다듬어진 인물 중에서 발굴 할 것인지? 아니면 만들어갈 것인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세대교체라는 화두가 던져지면서 미래통합당의 내홍은 점점 깊어 갈 것이다. 그렇다고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고 본다. 역사는 조화와 융화 속에서 발전하다고 보는 입장에서 갈등은 당의 분열을 야기 시켜 보수가 폭망 할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헤겔의 변증법처럼 역사는 투쟁과 갈등 속에서 발전한다고 본다면 이러한 갈등으로 인해 소란스럽고 시끄러운 것은 오히려 미래통합당이 발전을 위한 역동적인 몸짓으로 볼 수 있다. 세대교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은 이미 시작됐다, 피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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