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신창이 비대위, 이래서야 혁신 할 수 있겠나
만신창이 비대위, 이래서야 혁신 할 수 있겠나
  • 승인 2020.04.29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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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의 진로를 놓고 자중지란에 빠져 있던 미래통합당이 우여곡절 끝에 ‘김종인 비상대책위’를 의결했다. 28일 당선인총회와 전국위원회를 잇달아 열고 비대위 전환문제를 논의했다. 전국위원회에서는 난상토론 끝에 ‘김종인 비대위’를 추인했다. 그러나 상임전국위원회는 정족수 미달로 무산돼 차기 전당대회 일정(8월31일)을 삭제하기 위한 당헌 개정이 불발됐다. 4개월짜리 시한부 비대위로 창당 수준의 변화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이러니 ‘다음 선거도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이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수락하면 통합당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새 지도부를 구성하게 되지만 사태는 녹록치 않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전국위 결정을 추대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4개월짜리 관리형비대위에 대한 불만이다. 심재철 대표권한대행이 당헌개정은 비대위에서 추진해나가면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비대위원장이 자신의 임기를 스스로 결정하는 이상한 모양새가 된다.

김종인 비대위가 출범한다고 해도 순항할지는 의문이다. 이런 어정쩡한 모양새에서 김 전 위원장이 말한 ‘파괴적 혁신’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김 전 위원장은 나락으로 떨어진 제1야당을 일신하기 위해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해왔다. 총선에서 기록적인 참패를 당한 통합당은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국민에게서 탄핵을 당한 것이나 다름없는데도 절박감이 없다. 통합당은 4번째 비대위를 출범시킬 수밖에 없는 현실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맞부딪힐 현실적 난관은 고질적인 계파싸움 척결이다. 저마다 잇속 차리기에 급급한 정당이라면 비대위는 실패다. 전국단위 선거에서 4차례 연패한 정당은 정치적 사망 선고를 받은 셈이고, 근원적 수술이 불가피하다. 고질적인 계파 싸움을 청산하지 못하는 것은 5연패 예약이나 다름없다. 통합당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벼랑 끝으로 몰렸다.

이런 와중에 전국위가 비대위체제를 결정했으면 이제 심기일전 정신을 차려야 한다. 국민들은 통합당에게 처절한 반성과 뼈를 깎은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 눈앞의 이익을 따질 때가 아니다. 당을 해체하고 재창당하는 수준의 근본적 수술이 필요하다. 지역 색채를 벗어던지고 이념적 지평을 과감히 넓혀 중도층을 포용해야 한다. 대안도 없이 비대위 체제를 흔들기만 하면 당의 혼란만 가중될 뿐이다. 이번 비대위는 통합당이 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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