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경기 ‘홈런 제로’ 행진 끊어
드디어 고대하던 ‘한 방’이 터졌다. 삼성의 ‘거포 기대주’ 이성규(26)와 ‘간판타자’ 구자욱(27)이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구단의 연습경기 홈런 ‘0’ 행진을 끊어냈다.
이성규는 2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이하 라팍)에서 열린 기아와의 연습경기에서 7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군복무 시절 퓨쳐스 홈런왕을 기록하는 등 거포로서의 잠재력을 인정받은 이성규는 이전까지 치러진 연습경기 4경기에 모두 출장할 정도로 허삼영 감독의 기대를 받았다. 그가 소화한 14타석은 팀내 타자들 중 김동엽에 이은 2번째.
그간 1할대의 타율로 허삼영 감독의 신임에 부응하지 못했던 이성규는 이날 드디어 빛을 발했다. 그는 2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2볼 2스트라이크라는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린 이성규는 홍건희의 낮게 제구된 패스트볼을 걷어올려 라팍의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는 115m. 이날 이성규가 기록한 홈런은 올 시즌 연습경기 삼성의 첫 홈런이다. 삼성은 이전까지 치른 4경기에서 3승 1패를 기록했지만 홈런은 기록하지 못하며 우려를 샀다.
이성규의 불방망이는 멈추지 않았다. 다음 타석에서 내야 땅볼로 물러나며 호흡을 가다듬은 이성규는 8회 선두타자로 나서 구원투수 하준영을 상대로 타석에 섰다. 초구를 헛스윙했지만 투수의 볼에 타이밍을 맞춘 이성규는 2구째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측담장을 넘기는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비거리는 110m.
이어 9회에는 구자욱까지 홈런을 터트렸다. 9회 선두타자로 나선 구자욱은 문경찬의 초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5m의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홈런을 쏘아 올릴 수 있는 거포가 절실했던 삼성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이성규에게 내야 전포지션에 이어 외야 수비 연습까지 시키는 등 그의 장타력을 활용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날 이성규와 구자욱의 홈런포 가동으로 허삼영 감독은 장타 부족에 대한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게 됐다.
이날 선발 마운드에는 ‘좌완 에이스’ 백정현이 올랐다. 선발 로테이션 진입이 확정된 백정현은 4이닝 동안 64구를 던져 4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1실점(1자책점)을 기록하며 무난한 투구를 펼쳤다. 이날 7회와 8회 구원진이 3점을 내준 삼성은 뒤늦게 홈런포를 가동하며 추격했지만 3:4로 패했다.
석지윤기자 aid1021@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