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미래통합당,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말라
[윤덕우 칼럼]미래통합당,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말라
  • 승인 2020.05.0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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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미래통합당. 총선 참패에 따른 위기탈출 수습책을 놓고 20일이 넘도록 제1야당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이참에 미래통합당은 더 폭망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쫄딱 망한 집구석의 알량한 세간에 눈들이 멀어 서로 쌈질이나 하고 있다”는 뼈아픈 비판 속에 미래통합당이 오는 8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앞으로 미래통합당의 진로는 이날 당선자 총회에서 새로 선출된 원내대표가 결정한다. 차기 원내대표가 뽑히더라도 ‘김종인 비대위’로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뜻이 모이지 않는다면 전국위에서 의결된 비대위 체제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현재 통합당 내에서는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의 출범 여부, 비대위 임기 등을 놓고 혼선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달 28일 전국위에서 ‘김종인 비대위’가 추인(찬성177명, 반대 80명)됐으나, 앞서 당헌 개정을 위한 상임전국위원회가 정족수 미달로 열리지 않았다. ‘8월31일 이전 전당대회’당헌 조항의 삭제, 즉 비대위 임기 연장이 이뤄지지 않아 김 내정자는 사실상 ‘4개월짜기 비대위원장’을 거부한 상태다. 통합당 당헌은 부칙에 8월 31일까지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비대위원장으로 대선을 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임기와 실질적 권한을 요구해온 김종인 내정자로서는 8월까지 임기 4개월의 관리형 비대위원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김 내정자는 언론에 “전국위에서 이뤄진 결정을 추대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따라서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 어느 때보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기 전당대회’나 ‘관리형 비대위’를 주장하는 후보가 원내대표가 되면 김종인 비대위는 원점에서 재논의될 공산이 크다. 반면에 ‘김종인 비대위’를 내세운 후보가 새 원내대표로 선출되면, 다시 한번 상임전국위·전국위를 소집할 동력이 생긴다. 일찌감치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한 3선의 김태흠 의원(충남 보령·서천)· 4선의 이명수 의원(충남 아산갑)과 조경태(5선·부산 사하을)·조해진(3선·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은 ‘반(反)김종인 비대위’에 가깝다. 소위 자강파(自强派)다. 당의 정체성과 관련해 당에 기여한 분들을 중심으로 당을 재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이들은 조기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경태 의원은 “비대위는 비대위답게 짧으면 짧을수록 좋고, 우리 당 문제는 스스로가 개척해 나가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했다. 이명수 의원도 “전국위가 흐지부지된 상황이라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는 게 맞다”며 김종인 비대위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김태흠 의원은 그동안 조기 전당대회에서 새 당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최근에는 “(당 지도체제는) 의원총회에 의견을 물어서 결정할 것”이라며 “김종인 비대위로 다수의 의견이 모이면 당연히 따라야 한다”고 했다.

반면에 자강파와 달리 5선의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과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수도권 중진인 권영세(4선·서울 용산)·유의동(3선·경기 평택을)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로 당을 수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거대여당 견제, 선거참패, 계속되는 개표 논란, 지지층의 위축 등 여러 상황을 감안하면 전당대회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주 의원은 “비대위 임기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김종인 체제로 가야 한다”고 했다. 주 의원은 “4개월로는 비대위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서 논의부터 새로 해야 한다”고 했다. 김종인 비대위냐, 조기 전당대회냐의 향방이 갈릴 통합당 원내대표 경선은 초·재선 의원들의 표심(票心)에 달렸다는 평가가 많다. 초선의원이 40명, 재선의원도 20명으로 초·재선이 당선자 전체(84명)의 71.4%다.

오는 8일로 예정된 미래통합당의 새 원내사령탑을 뽑는 경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4일 현재까지 원내대표 도전을 공식적으로 밝힌 의원은 주호영·이명수(4선)·김태흠(3선) 의원 등 3명이다. 출마설이 나돌았던 정진석·유의동 의원과 김기현 당선자는 원내대표 출마를 포기했다. 권영세·조해진 당선인은 출마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선거 참패에도 불구하고 당권으로 내부가 분열되는 모습으로 비춰져서는 안된다. 여러가지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종인 비대위가 최선책이 아닌 차선(次善)선 내지 차악(次惡)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않다. 전국위원회 가결 결과를 봐도 그렇다. 지금은 치열한 당권싸움으로 인한 내부 분열보다는 미래통합당이 왜 패배했는지 대안을 찾아서 그것에 집중해야할 때다. 그리고 스스로를 추스리고 은인자중하며 민심을 잘 살펴야한다. 새 원내지도부는 개인적인 욕심을 버리고 더 이상 국민들에게 부끄러운 구태를 반복하지 말고 선당후사의 자세로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당을 살리는 일에 매진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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