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정의 달에…
5월 가정의 달에…
  • 승인 2020.05.05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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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모 대구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영남대 교수
얼마전 뉴스보도를 보고 놀랐다. “이상해요. 누가 제 차에 돈을 끼워놓고 군것질거리를 매달아 두었어요”라는 신고를 받은 경찰이 CCTV를 통해 본 결과 이웃에 사는 할머니의 행적으로 확인되었다. 어려운 형편으로 제대로 먹이고 공부시키지 못했던 어머니의 평생의 한이, 일전까지 함께 살았던 아들의 차와 같은 빨간색 승용차에 꼬깃꼬깃한 쌈짓돈과 먹을 것을 매달아 두어 전국의 아들, 딸, 자식들의 심금을 울리게 했던 팔순 치매 할머니와 빨간 승용차의 사연이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치매의 끝에서도 놓지 못하는 어머니의 애틋한 자식 사랑에 코끝이 찡해지고 하루종일 먹먹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입양의 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까지,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잊고 지내왔던 가족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하는 5월은 말 그대로 가정의 달이다.

5월 5일 어린이날은 어린이의 인격을 존중하고 행복을 도모하기 위해 어린이가 바르고 씩씩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1922년에 제정되어 1946년에 현재의 날로 변경되었다. 5월 8일 어버이날은 어버이의 은혜에 감사하고, 경로효친의 전통적 미덕을 기리는 법정기념일로 1973년 제정되었다.

한 가족(1)이 한 아동(1)을 입양하여 건강한 가족(1+1)으로 거듭난다는 의미를 담아 건전한 입양문화의 정착과 국내입양의 활성화를 위해 2005년 제정된 입양의 날은 5월 11일이다. 스승의 은덕에 감사하고 교권존중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1963년에 제정된 스승의 날은 5월 15일이다.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뜻에서 5월 21일은 부부의 날로 정하고 평등하고 민주적인 부부문화를 만들기 위해 2007년 제정되었다. 기념일의 의미도 크고 그 뜻도 거룩하다. 모두가 가족의 소중함을 담고 있다.

가정은 부부를 중심으로 그 부모나 자녀를 포함한 가족이 함께 살아가며 생활하는 사회의 가장 작은 집단이며, 사회의 근간이다. 건강한 가정은 건강한 사회의 기초가 되고, 가정이 행복해야 구성원인 개인도, 사회도 행복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는 고령화, 혼인감소, 낮은 출산율, 분산가족 등 여러 가지 사유로 가족의 형태가 부부 혹은 1인 가구로 크게 변화하고 있다. 전통적 가족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새로운 가족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통계청 2018년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총가구수 대비 1인 가구 비율은 29.2%로 5,788천가구이다. 4가구 중 1가구 이상이며, 1990년 9%인 것을 감안 하면 크게 증가하였다. 이러한 1인가구의 등장은 노인의 고령화 문제와 결합되어 매우 심각한 가족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이외에도 급속한 사회변화로 인한 세대 간 가치관의 차이와 청년층의 취업난, 가족대화 단절로 인한 갈등문제 등 사회전반에 나타나는 가족문제는 세대 간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꼰대’는 기성세대를 표현하는 대표 신조어가 되었고, 고령화로 인한 노인문제는 가족의 부양과 사회적 돌봄도 받지 못하는 ‘노인난민’을 탄생시켰다. 여기에 혼자 자신의 주거에서 홀로 죽음을 맞이한 뒤 발견되는 ‘고독사’ 문제는 단절된 현 세상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사회의 근간인 가정이 매우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건강가정기본법’을 비롯해 ‘가족친화사회환경촉진에관한법률‘ 등을 제정하고 가족기능강화를 위해 주력하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중심이 되어 건강한 가정 조성을 위해 일가정양립정책을 수립하고, 다양한 가족들의 안정적 양육과 생활을 지원하고 있으며, 시군구에 설치된 건강가정지원센터를 통해 가족상담, 부모교육, 자녀양육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가족의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가족 본연의 기능을 바로 세우고 저출산 고령사회에 다세대가 공존하는 21세기형 가족공동체를 다지는 노력이 함께해야 할 것이다.

근년에 대구지역의 한 사회복지법인이 오늘날 찾아보기 어려운 효부상을 시상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50년 역사를 지닌 가정복지회에서는 효를 실천하고 있는 아름다운 며느리들을 발굴하여 시상하는 ‘대한민국 손순자 효부상‘을 12년째 실시하고 있으며, 고령사회 건강한 노인상을 구현하기 위해 ’백수 어르신 초청축하연‘을 마련하는 등 노인들이 가정과 사회에서 공경을 받을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 하고 있다. 가족공동체를 회복하고 효문화를 확산하는 좋은 사례라 하겠다.

오늘날 아무리 세상이 바뀌고 예전 같지 않다고 하지만 그래도 가족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으며 가족이란 말은 언제 들어도 가슴 뭉클해지는 말이다. 요즘 같이 힘들고 지칠 때 갑자기 떠오르는 사랑스런 얼굴이 있고, 따뜻한 온기가 넘치는 그곳에서 우리는 다시 힘을 얻는다. 어린이 날, 어버이날, 입양의 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을 맞이하는 5월 가정의 달에 가정의 소중함과 가족의 사랑을 만끽하는 시간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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