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이 앞서는 등교개학
걱정이 앞서는 등교개학
  • 승인 2020.05.0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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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형
행정학 박사, 객원논설위원


코로나19라는 미증유(未曾有)의 전염병으로 인하여 전 세계가 펜데믹(pandemic)이라는 혼돈의 도가니에 빠져있는 가운데 우리 사회는 방역당국을 비롯한 의료진들과 전 국민의 노력으로 현재까지 가장 모범적으로 이를 극복해오고 있다. 따라서 코로나19에 대해 완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5월 6일부터 방역체계를 생활방역체계로 전환하였고, 교육부는 각 급 학교별 학년별로 순차적인 등교수업을 시작하기로 하였다. 이에 대학입시를 앞둔 고3과 온라인 수업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운 초등학교 저학년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많은 국민들은 한편으로는 반가우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서고 있다.

세계 최고의 교육열을 가진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의 폭발적인 확산에 따라 당초 3월2일 개학이 예정되었던 각 급 학교의 개학은 연기되었고, 사태가 장기화되자 법정 수업일수 문제로 더 이상 연기할 수 없게 되어, 4월9일부터 각 급 학교별 학년별로 가정에서 미디어 기기를 활용한 수업을 하는 온라인 개학을 단계적으로 실시해 오고 있다.

이런 방식의 교육은 비록 위기상황에서 아무런 준비 없이 갑작스럽게 추진되었기 때문에 교육의 질적인 측면에서 여러 가지를 지적받을 수 있지만 차후 보다 면밀한 심층연구를 통해 보완한다면, 미래에는 보편적으로 활용될 새로운 형태의 교육방식이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해 볼 수 있다. 이를 경우 앞으로 어떤 위기상황이 닥치더라도 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어찌되었던 13일부터 대학입시를 앞둔 고3부터 순차적으로 등교 개학에 들어간다는 교육부의 발표에 대해 교육당국과 학부모들은 반기면서도 학교를 매개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걱정이 크다. 즉 싱가포르와 같은 전철을 밟게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에서다. 코로나19발생초기 방역 모범국 소리를 듣던 싱가포르는 지난 3월23일 정상 개학을 하였다가 이틀 만에 유치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되면서 모든 학교가 문을 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등교 개학의 경우 감염병 전문가들이 코로나19의 특성상 많은 국민들이 외부 활동을 한 5월 연휴 후 약 2주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함에도 불구하고, 7일 만인 13일부터 등교를 실시하는 것으로 결정이 됐는데, 우리의 교육이 오로지 대학입시에 매달려있는 현실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굉장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만에 하나 등교 개학후 확진자가 발생하게 되면 2주간 해당 학교는 폐쇄되고 학생들과 교사는 격리가 되면서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진행되던 원격수업조차도 제대로 진행할 수 없는 혼란에 빠지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당학교의 고3들은 입시 준비에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2만여 유·초·중·고에 학생은 604만 명, 교직원은 50만 명 가까이 된다. 지금까지 따로 지내던 650만 명이 매일 등하교하고, 혈기왕성한 학생들이 교실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공동생활을 하게 되면 감염 위험은 지금보다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학교에서는 방역과 수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같이 잡아야 된다는 너무나 큰 부담을 가지게 되었고, 그 책임을 학교와 교사들이 떠맡게 되었다.

교육부에서는 등교 개학을 위해 학교 내 모든 장소에서 감염 위험을 차단하기 위한 방역과 마스크·소독제·체온계 같은 방역 물품을 최대한 확보하도록 하는 등 물리적 기반만 갖추어주고, 그 운영에 있어서는 지역별로 감염증 추이나 학교별 밀집도 등 여건이 다양하다는 점을 고려해, 등교수업 때 구체적인 학사 운영 방법은 각 시도교육청과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교육부가 시도교육청과 학교를 배려하는 척 하면서 만일에 일어날지도 모를 사태에 대한 책임을 떠넘긴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등교개학에 있어 가장 걱정스러운 점은 오늘날 학교현장이 누차 제기되고 있는 문제이지만 교사들의 학생 생활지도가 원활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즉 미성숙한 학생들인 만큼 지도하는 교사들에게 일방적인 양보만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위기상황에서 학생들에 대한 엄격한 생활지도가 매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19라는 위기상황 속에서 교사들이 어떻게 혈기 왕성한 학생들을 매뉴얼대로 지도하여 코로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매우 걱정스럽다. 오죽하면 온라인 수업이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들 신경 쓰지 않고 수업만 할 수 있어 더 좋았다는 교사들이 있을 지경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 가장 신뢰받는 직업군중의 하나인 선생님들의 열정과 애정이 이 위기를 아무 탈 없이 극복해 나갈 것으로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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