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盡後春來(화진후춘래) :봄꽃지고야 봄이 온다
花盡後春來(화진후춘래) :봄꽃지고야 봄이 온다
  • 승인 2020.05.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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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花落盡惠風吹 (춘화낙진혜풍치)
:봄꽃이 다 떨어져도 봄바람이 불어오고
雨打芸窓暖日知 (우타운창난일지)
:서재 창에 빗발이 치자 따뜻한 날이 온 것 안다
一去新來眞興盛 (일거신래진흥성)
:하나가 가고 새 것이 와야 진짜 활기차게 번성하고
陽光漸烈綠陰施 (양광점열녹음시)
:봄볕이 점점 뜨거워지자 우거진 그늘이 펼쳐지네

◇김원태= 1957년 경북 안동生. 경북고 졸업, 물리학 Ph.D 뉴멕시코주립대 재직 후 개인사업. 현재 미국 라스크루시스 거주하며 生活詩作 중.

<해설> 내일을 믿어보자. 코로나로 인해, 강제로 집에서 쉰지 한 달이 넘었다. 날씨는 아직 아침에는 쌀쌀하지만, 이미 봄꽃놀이라면 환장한 듯 하는 사람들이 득실거리는 한국에서는 그 벚꽃인지 왜색이 부끄러워선지 봄꽃들도, 그 환장을 펼치지도 못하고 다 저버렸다. 불행 중 다행인 일이다. 우리 젊을 땐, 번거로움을 마다않고, 일부러 불원천리길을 마다않아야 갈 수 있는 진해를 빼고는 쉽게 그 벚꽃을 구경하는 곳이 창경원 정도 밖에 없었는데, 언젠가부터 온 나라 골골이 벚꽃 천지가 되었다. 그런 왜놈 습성을 행하고 즐기는 것이 부끄러운 줄은 아는지, 춘풍화류를 억제치 못하는 천박한 이기심을, 학술적 논쟁으로 호도하려는 듯, 원산지논란이 발호하였다. 그 면면으로 미루어 보건데, 그것들이 주장하는 국민을 위한다는 구호도 역시나 봄꽃 논쟁과 같을 것이라는 의심이, 아니 확신이 간다.

쉽게 끓는 것은 더 빨리 식는 것이 이치이다. 꽃을 보고 좋아할 수는 있으나, 그 꽃에 정신을 팔려서는 안 될 것이다. 그래서 40여 년 전에도 애써 꽃구경을 안가도 학교 옆이 창경원이라 슬쩍 못이기는 척, 그렇게 바라는 꽃구경을 한번도 못하게 일부러 막은 것은 좋다하다가 황홀경에 빠지는 것을 우려해서인 것이 내가 아는 실천 정신이 거기에 기인한다할 것이다. 봄이 오는 징조가 많지만 그 징조가 봄이 아니라 그 징조 후에 오는 것이 봄이고, 그 봄이 익고 여물어 여름이 오고, 풍성한 결실의 가을이 올 것이다.

-성군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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