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위안부 피해자까지 친일로 몰아붙이나
이제 위안부 피해자까지 친일로 몰아붙이나
  • 승인 2020.05.1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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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이 그저께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회계처리에 대한 합리적 의혹 제기를 ‘보수 언론과 미래통합당이 만든 모략극’으로 규정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윤 당선인의 개인적 비리 의혹 제기를 ‘친일 대 반일’, ‘진보 대 보수’라는 프레임 대결로 몰아가고 있다. 사건이 문제의 본질을 벗어나 사회적 분열을 초래해 ‘제2의 조국 사태’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정의연이 성금 사용의 내역만 밝히면 모두가 끝날 일이다.

윤 당선인은 SNS를 통해 “6개월간 가족과 지인들의 숨소리까지 탈탈 털린 조국 전 법무장관이 생각난다”고 했다. 미국 UCLA 음대에 유학 중인 딸에 대한 보도로 자신이 억울하게 공격을 당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윤 당선인은 “위안부 협상에 사과하지 않은 통합당과 노예근성을 버리지 못한 친일 언론에 맞서겠다”고도 했다. 윤 당선인의 의도는 이번 문제를 ‘조국 모델’을 따라 ‘진영 싸움’으로 몰아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더욱 볼만한 것은 민주당의 반응이다. 성금 사용 내역을 밝히라는 요구를 김두관 의원과 이수진 당선인은 “친일, 반인권, 반평화 세력”이라거나 “보수 망나니의 칼춤”이라 표현했다. 특히 김두관 의원은 “‘기부금의 진실’이 아니라 ‘위안부의 소멸’을 노리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송영길 의원도 윤 당선인이 친일 세력에게 공격당한다고 했다. 아베규탄시민행동과 민변 등도 일제히 “아베 정부에 부역하는 친일 세력”이라 몰아붙였다.

이 문제는 정의연과 수십 년 동안 함께 활동해 왔던 위안부 피해 당사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정의연에 ‘속을 만큼 속고 당항만큼 당했다’며 제기했던 의혹이다. 그래서 언론이 이 할머니의 의혹 제기를 취재한 것뿐이다. 국민이 보기에도 윤 당선인과 정의연의 회계 처리에는 의문점이 한 둘이 아니다. 2016년에 유학 보낸 딸의 비용을 2018년에 받은 남편의 형사보상금으로 충당했다는 그의 말을 국민이 어떻게 믿으라는 것인가.

정의연과 윤 당선자를 둘러싼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 친일이고 보수 망나니의 칼춤이라면 가장 먼저 피해 당사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친일이고 보수 망나니의 칼춤이 돼야 한다. 여권과 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라는 정의연이 어떻게 피해 당사자를 친일로 매도할 수 있는가. 겉으로는 정의, 공정, 인권 운운하다가 비리가 들통 나면 상대를 음모, 보수라며 덮어씌우는 조국 전 장관과 완전 판밖이다. 정의연에서 진보의 민낯을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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