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의 거짓말로 수천명이 진단검사 받다니
한 명의 거짓말로 수천명이 진단검사 받다니
  • 승인 2020.05.1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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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태원 클럽과 관련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발생하면서 코로나19의 2차 대량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서울, 경기, 인천을 비롯해 부산, 거제, 제주도까지 확진자가 발생해 14일 기준으로 130명을 넘어섰다. 특히 인천에서는 신분을 숨긴 한 학원 강사 때문에 그와 직간접으로 접촉한 약 1천700명이 진단검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한 사람의 거짓말이 사회 전체를 위험에 빠트리고 있는 것이다.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의 20대 학원 강사와 접촉해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이 10명이 넘는다. 그로부터 2차, 3차 감염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학원 동료, 지인, 학원 수강생, 과외학생 쌍둥이 남매, 또 다른 과외학생의 어머니 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래서 인천시는 그가 근무한 학원의 강사 및 학생들과 그가 다닌 교회의 신도 등 약 2천 명의 코로나 감염 가능성을 전수조사하고 있다.

그런데 인천시가 초동 대처에 혼란을 일으킨 것은 이 강사가 자신의 직업과 동선을 숨겼기 때문이라 한다. 그는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역학조사가 진행될 때까지도 자신이 무직이라며 동선을 거짓으로 밝혔다는 것이다. 그의 진술에 의심을 느낀 방역 당국이 경찰의 휴대전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조회하자 비로소 신분과 동선을 밝혔다 한다. 한 사람의 거짓말이 코로나 방역에 혼란을 주고 사회 전체에 엄청난 피해를 준 것이다.

이 강사의 거짓말로 확진자와 접촉한 학원의 수강생 수백 명과 교회 신도 1천여 명 등은 자신이 감염자와 접촉한 사실을 모르는 채 지역사회를 활보했던 것이다. 감염 사실을 모르는 채 학원 수업이나 교회 예배에 참석한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이러는 사이에 2, 3차 감염이 이루어졌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어 가장 심각한 방역 문제로 지목되고 있는 ‘깜깜이 환자’가 발생하는 이유도 첫 감염자의 거짓진술과 무관하지가 않을 것이다.

이처럼 감염병 방역에서는 개인의 부정확한 진술이나 거짓말이 방역망 전체를 허물어트릴 수 있다.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하나의 운명공동체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이번 코로나는 할머니, 부모 등 가족 간 감염도 많다. ‘나는 젊으니 걸려도 안 죽는다’ 등의 방역 불감증이 자칫하면 큰 재앙을 초래한다. 국민 모두가 코로나의 성공적 방역을 위해 적극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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