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일대 클럽에서 일어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발병이 코인 노래방을 매개로 4차 감염으로 이어진 가운데 방역 당국은 환기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공기가 공용 복도로 확산해 감염 전파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높게 판단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코로나19 대응 관련 정례 브리핑에서 “코인 노래방은 방이 굉장히 좁고 밀집해 있으며, 환기가 불충분하다”면서 “보통 노래를 부르고 나올 때 야외로 환기가 되는 게 아니라 공용 공간인 복도로 공기가 확산해 주변을 감염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19에 노출된 노래방 3곳의 폐쇄 회로(CC) TV를 확인하고, 노래방 환경 검체를 채취해 전파 경로를 파악하는 등 역학 조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노래방 3곳 중 서울 관악구와 도봉구 소재 코인 노래방은 모두 이태원 클럽발 4차 감염의 매개가 됐다.
앞서 서울시는 도봉구 소재 코인 노래방을 역학 조사한 뒤 공기 환경을 조절하는 공조 시스템이 전파 경로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지만, 방역 당국은 달리 판단했다.
정 본부장은 “공용 공간을 통한 접촉으로 전염됐을 가능성을 아직은 더 높게 보고 있다”며 “굉장히 밀폐되고 밀접하며 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노래 부르기라는 비말이 많이 생기는 행동 때문에 비말이 확산해 전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스크를 쓰더라도 노래를 부를 땐 쓰기가 어렵다. 방에서 나올 때 마스크를 쓰더라도 이미 비말이 많이 발생한 상황일 것”이라며 “환자의 비말이 분사된 표면이 오염되면 그 오염을 만진 손으로 눈·코·입을 만졌을 때 바이러스가 전염될 수 있다”고 했다.
조재천기자 cjc@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