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경기도가 TK에 준 마스크 33억 원치 행방은?”
[기자수첩]“경기도가 TK에 준 마스크 33억 원치 행방은?”
  • 승인 2020.05.20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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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적으로 확산돼 충격에 휩싸인 지난 3월 12일, 경기도는 대구·경북에 재해구호기금 50억 원(100% 도비)을 서둘러 지정기탁했다.

‘재해구호법’에 따라 구호지원기관(전국재해구호협회)에 대구 40억 원, 경북 10억 원 등 총 50억 원을 현금으로 건넸다.

지정품목 내역을 보면, 경기도 특산품 자가격리 키트 15억 원(1개당 10만 원, 1만5천 개) 상당의 천경삼, 이천쌀, 대부김, 화성포도즙, 여주고구마 등 11개 품목이 지원됐다.

생필품 및 의료용품 위주의 기존 키트와 차별화로 경기도민들과 똑같은 형태로 지급됐다.

이 가운데 마스크 주문에는 35억 원(1개당 1천 원, 총 350만개) 예산을 집행했다. 지역별로 대구 250만 개, 경북 100만 개(경산, 청도, 칠곡, 의성, 안동, 봉화, 성주, 영천 등 8개 시·군)로 나눠 지원했다.

그런데 최근 실제 지원 현황을 확인해 보니, 경기도가 구호지원기관에 해당 예산을 기부한지 두 달(69일 째, 20일 현재)이 넘도록 33억 원 치 마스크가 대구·경북 시도민에게 전혀 보급되지 않았다.

현금을 받아 마스크를 마땅히 신속 지급해야 할 구호지원기관이 2억 원 치만 대구시에 초기 집행했을 뿐, 나머지는 단 한푼도 지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도의 경우, 단 한 개의 마스크도 지원되지 않았다.

경기도의 예산집행에 차질이 있나 싶어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직접 물어봤다.

이 지사는 이날 대구신문과의 통화에서 “당연히 지원했다. 경기도민의 마음을 대신해 전했다. 특히 고향(안동)과 외가(대구)가 있는 곳이라 개인적으로도 걱정을 많이 했다”고 답했고, 도 관계자는 즉시 관련 서류(지원 현황 등)를 보내왔다. 애초 대구·경북 시도 관계자는 경기도의 기부 사실을 통보받고도 추가 지원에는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됐다.

이날 본지 보도(온라인 20일 자)가 나가자 경북도는 구호지원기관에 전화해 마스크 지급을 종용했고, 해당 지원기관은 “수급에 문제가 있었다”면서, “공적마스크 판매처 인정을 정부에 수차례 요청했고, 국민 성금(경기도 지원금 등)을 함부로 쓸수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두 달 이상이나 마스크를 애타게 기다렸던 시도민들은 경기도의 기부 사실을 본지를 통해 뒤늦게 접하고 배신감에 분통을 터뜨렸다.

‘봉쇄 조치’라는 시답잖은 용어에도 참고 견디며, 지역을 이탈하지 않고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인 대구·경북인들의 몫인 마스크 33억 원의 행방에 무관심한 지방정부와 이를 문책해야할 중앙정부에 묻는다.

“문재인 대통령님! 권영진 시장님! 이철우 지사님! 경기도에 사는 코 흘리개 다섯 살 난 아이가 사탕을 동네 슈퍼에서 사고 낸 지방세가 모여 대구·경북 시도민에게 마스크가 지원됐는데, 그 돈 행방에 대해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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