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는 정말 일곱 색깔일까?
무지개는 정말 일곱 색깔일까?
  • 승인 2020.05.20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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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BDC 심리연구소 소장
한 번쯤, 한 여름 소낙비가 퍼붓고 간 자리에 아름다운 무지개가 걸려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색이 곱고 아름다워 사람들은 예로부터 선녀들이 건너 다니는 다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리고 무지개는 색도 예쁘지만 비가 그쳤다는 신호를 보내주는 우리에게 희망의 메시지도 전달했다. 오늘은 아름다운 무지개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자.

사람들에게 무지개의 색깔이 “몇 색이냐?”라고 물어보면 바보가 아닌 이상, 모두 일곱 색깔이라고 말할 것이다. 나 역시 누군가 똑같은 질문을 한다면 반사적으로 일곱 색깔이라고 말할 것이 분명하다. 이유는 그렇게 배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지개는 정말 일곱 색깔일까? 대답은 “아니올시다.”이다. 그럼 무지개는 몇 가지 색일까?

먼저 재미있는 사실 하나를 얘기해보려 한다. 각 나라별로 무지개 색을 다르게 인식한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알고 있었는가? 예전 유럽에서는 5색(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 보라색)으로 인식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빨강, 노랑, 파랑, 흰색, 검정(흑백청홍황)의 5색으로 구분했다고 한다. 즉, 무지개의 색을 동양사상의 오행설에 의해 목화토금수의 색을 의미하는 오방색으로 인식한 것이었다. 그래서 화려한 빛깔을 보면 오색찬란하다고 했던 것이다. 미국이나 영어권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에서는 남색이 빠진 6가지 색으로 인식한다. 이유는 남색은 파란색과 비슷하기 때문에 굳이 남색을 구분할 필요가 없어서 파란색 하나로 묶어서 인식하기 때문이란다. 또한 네덜란드에서는 남색과 보라색이 빠진 5가지 색으로 인식한다. 그 이유는 남색과 보라색 역시 파란색에 가까워 파란색 하나로 묶어 인식하기 때문이다. 멕시코와 독일도 5색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심지어 아프리카는 빨강과 검정의 2가지 색으로 인식한다고 하니 참으로 재미있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일곱 색깔 무지개가 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그것이 궁금하다. 자료를 찾아보니 무지개 색을 7색으로 처음 구분한 사람은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영국의 물리학자 뉴턴(Isaac Newton)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뉴턴은 무지개를 일곱 색으로 구분했을까? 몇 가지 설(說)이 있는데, 먼저 도레미파솔라시의 7음계에 따라서 색을 나눴기 때문이라고 하는 설이 가장 대표적이다. 그리고 또 다른 설은 뉴턴이 살았던 당시의 사람들이 7이라는 숫자를 신성한 숫자라고 인식했기 때문에 7색으로 구분했을 거라는 주장도 있다.

좀 더 과학적으로 접근해보자. 무지개를 컴퓨터 프리즘으로 분광해 보니 7색이 아니라 207색까지 구분이 되어졌다고 한다. 즉, 무지개색은 7색깔이 아닌 207가지 색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것도 사실 207가지 색이라고 한정 짓는 것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우리 인간의 능력이 그만큼만의 색을 구분할 수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빨강도 색이 하나의 빨강이 아니다. 빨간 것도 있고, 새 빨간 것도 있고 불그스름한 것도 있다. 노란색도 마찬가지로 우리가 표현할 수 있는 수많은 노란색이 있다. 그래서 본인은 무지개 색은 수 천, 수 만 가지, 아니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본다.

다양성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흔히 예를 드는 것이 무지개이다. 무지개는 하나의 색이 아닌, 여러 색이 어울렸기 때문에 아름답다. 만약 하나의 색만 있었다면 과연 무지개를 아름답다고 인식을 했을까? 사람은 자신이 인식하는 만큼의 세상이 존재하고 그 세상 속에 살아간다. 마치 우리가 무지개를 7색으로 인식하면 7색의 무지개가 되고, 5색으로 인식하면 5색이 되고, 2색으로 인식하면 무지개의 2색이 되듯이 말이다.

세상은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간다. 인종도 다르고, 피부색도 다르고, 식습관도 다르고,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도 다르다. 마치 색깔처럼 우리는 다르다. 누구는 빨간색, 누구는 노란색, 누구는 검정색을 좋아하며 살아간다. 나와 다른 사람을 모두 묶어 너라고 표현하면 세상은 두 종류의 사람이 살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나와 다른 수 없는 사람을 인식하고, 확장하면 무지개 색이 프리즘을 통해 7색이 207색으로 확장되듯, 우리들의 세상도 한 없이 확장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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