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태 경영칼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중소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배종태 경영칼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중소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 승인 2020.05.21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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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전 중소기업학회장
2020년 벽두부터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는 지구촌 모든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전쟁을 제외한 그간의 여러 경제적·기술적·사회적·문화적 변화들이 특정 영역이나 그룹에 먼저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이 점차 확산되는 패턴을 보여 왔다면,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모두에게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쳤고, 또 이로 인한 파급효과가 모든 경제활동과 일상생활을 마비시킬 만큼 크게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이 되더라도 그 후 맞게 될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이번 사태 이전과 다른 새로운 모습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코로나19 이후의 새로운 경제와 산업, 기술과 사업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여러 국내외 전문기관들이 이에 관한 보고서를 쏟아내고 있다. 사회과학자들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사회와 삶의 모습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 다양한 전망을 하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에 중소기업들은 어떻게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면서 생존하고 성장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는 아직 많지 않다.



◇ 코로나19 사태와 중소기업의 대응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적·사회적 충격으로 인해 기업들은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생산과 실적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하락추세는 당분간 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언젠가 바닥을 치고 다시 반등해야 할 것이다. 이제 V자형 경기 회복을 기대하는 전망은 사라졌고, 그나마 U자형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중소기업들도 이 흐름에 따라, 1단계인 ‘역경에 잘 버티기’(adversity), 2단계인 ‘바닥을 치고 전략·경영·의식 전환하기’(transformation), 그리고 3단계인 혁신을 통해 ‘다시 튀어 오르기’(resilience)를 염두에 두고 단기·중기·장기적 대응을 해야 한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아직 1단계에 있다. 중소기업들은 여유 자금이나 인력 등 자원이 부족하고 위기에 대응하는 프로세스도 미흡한 경우가 많아서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과 함께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최근의 조사에 의하면 중소기업들의 매출 하락폭이 평균적으로 3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이 시기에는 핵심 기능을 잘 유지하면서 비용을 줄이고, 협력을 통해 역경을 잘 견뎌서 생존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절실히 필요하지만, 결국 새로운 꿈과 비전을 품고, 구성원들과 공감하며, 높은 역경지수로 잘 견디는 중소기업이 이 위기를 잘 이겨낼 수 있다.

2단계에 접어들어 중소기업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그 바닥을 딛고 잘 반등하려면 다시 튀어 오를 방향과 속도를 잘 잡아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 가능하도록 그 바닥이 강해야 한다. 달리 말하면 이 시기에는 새로운 ‘바닥’(역량)을 바탕으로 ‘전략과 의식의 전환’(방향)과 ‘경영 시스템의 전환’(속도)을 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전환을 구상하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물론 1단계에서부터 진행되어야 하지만, 2단계에는 이를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이 전환기에는 시장의 변화, 소비자 의식과 소비 패턴의 변화, 기업문화의 변화도 함께 진전될 것이다.

이러한 전환은 물론 중소기업들에게 유리하게, 한편으로는 불리하게 전개될 새로운 환경 변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 할 것이다. 흔히 이제 글로벌화가 퇴조할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대외무역에 의존하는 경제에서는 지금과는 다른 ‘지역 협력에 기반한 새로운 방식의 글로벌화’를 추구해야 한다. 이것이 중소기업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3단계는 새로운 전략과 사업모형, 조직구조를 바탕으로 실행(execution)하는 시기이다. 새로운 기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권한 위임과 직원 역량 강화가 필요하고, 간결한 조직으로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을 해야 한다. 그래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기업내에서 ‘사람’의 가치와 역할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 포스트 코로나, 중소기업의 새로운 기회

중소기업은 그냥 작고 약하고, 역량이 부족한 기업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주역이 될 중소기업은 규모가 작기에 환경변화에 더 빠르게 반응하고 더 신속하게 행동하고, 핵심 영역에서는 더 강하고 스마트해야 한다. 작지만 강한 강소기업이어야 한다. 코로나 시대는 힘든 역경의 시기이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인간의 중시, 시민의식의 발전, 사회인식의 변화, 지역화의 강화, 맞춤형 수요의 증가, 4차산업혁명의 진전 등으로 중소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줄 것이다. 물론 이 기회는 명확한 비전과 열정을 가진 기업, 절실한 기업, 직원들을 존중하는 기업, 그리고 먼저 행동으로 옮기는 기업들에게서 꽃을 피울 것이다.

지금은 어려운 시기이지만, 미래에서 현재를 바라보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보인다. 언젠가는 바닥이 온다. 그리고 지금은 그 바닥을 딛고 다시 튀어 오르기 위한 준비를 할 때이다. 지금 우리가 품은 작은 꿈과 구체적인 노력들이 나중에 큰 차이를 만든다. 한동안 어려움을 더 버텨야 할 중소기업들을 온 마음으로 응원한다. 중소기업이 잘되어야 나라가 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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