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비대위’ 통합당의 마지막 기회다
‘김종인 비대위’ 통합당의 마지막 기회다
  • 승인 2020.05.2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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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의 당 지도체제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로 정리됐다. 4·15 총선에서 참패를 당한 이후 근 40일 만이다. 통합당은 22일 당선인 워크숍에서 찬반투표를 거쳐 ‘김종인 비대위’를 채택하기로 결정했다. 내년 4월 7일 재·보궐선거 때까지다. 지난달 28일 그를 비대위원장에 내정했지만 당헌에 규정된 8월 전당대회까지 ‘석 달 짜리 시한부 비대위원장’은 맡지 않겠다며 버텨온 그에게 부산시장 보궐선거 등에 대한 공천권을 주면서 인적 쇄신 등 당 혁신을 일임한 것이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는 예상했던 일이다. 통합당 일각에선 내부 인사로 혁신을 추진하는 자강론도 있었지만 찻잔속의 태풍에 불과했다. 김종인 비대위는 보수가 기울기 시작한 20대 총선 패배 이후 벌써 4번째 비대위다. 역대 비대위가 모두 실패한 것은 당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기보다 적당히 위기를 모면하려 한 때문이다. 김종인 비대위는 그런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

김종인 비대위가 출범한다고 해도 그가 말한 ‘파괴적 혁신’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김 전 위원장은 나락으로 떨어진 제1야당을 일신하기 위해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해왔다. 총선에서 기록적인 참패를 당한 통합당이다. 국민에게서 탄핵을 당한 것이나 다름없는데도 비장감이 없다. 통합당은 4번째 비대위를 출범시킬 수밖에 없는 현실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돌고 돌아 김종인 비대위를 수용한 것은 통합당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감 때문이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맞부딪힐 최대의 난관은 고질적인 계파싸움 척결이다. 고질적인 계파 싸움을 청산하지 못하는 것은 5연패 예약이나 다름없다. 저마다 잇속 차리기에 급급한 정당이라면 비대위는 실패다. 통합당은 근원적 수술만이 회생의 비책인 만큼 김종인 비대위에 전폭적인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통합당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벼랑 끝으로 몰렸다. 통합당은 출범후 처음으로 10%대로 추락했을 만큼 총선 실패후에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국민들은 통합당에게 처절한 반성과 뼈를 깎은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통합당에게 필요한 것은 당을 해체하고 재창당하는 수준의 비장한 각오다. 모든 기득권을 내려 놓아야 한다. 특히 영남권 의원들은 지역 색채를 벗어던지고 이념적 지평을 과감히 넓혀 중도층을 포용하는데 적극 협조해야 한다. 이번 비대위는 통합당이 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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