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안 불어도 됩니다, 마스크만 잠시 벗어주세요”
“후~ 안 불어도 됩니다, 마스크만 잠시 벗어주세요”
  • 김수정
  • 승인 2020.05.2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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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음주운전 단속 현장
비접촉식 감지기 활용 재개
간격 두고 알코올 성분 감지
간혹 소독제에 반응하기도
비접촉식음주단속
일제 검문식 음주 단속이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지난 18일 3달여만에 재개한 가운데 23일 오후 대구 중구 달구벌대로 일원에서 대구 중부경찰서 교통안전계 손상무 경장이 비접촉식 감지기로 음주단속을 하고 있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후’ 불지 않으셔도 됩니다. 마스크는 잠시만 벗으시고요.”

지난 24일 오후 10시께 대구 중구 동아백화점 쇼핑점 인근 2차로 도로. 중부경찰서 교통안전계 소속 손상무(38)경장이 한 운전자 앞으로 비접촉식 음주 감지기를 밀어 넣었다. 창문을 통해 들어간 알코올 감지기는 운전자 안면에서 한 뼘 정도 거리에 위치했고, 측정에는 5초가량의 시간이 걸렸다.

코로나19 여파로 최근 음주단속 현장이 예년과 많이 달라졌다. 대구 경찰은 이달 중순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접촉식 음주감지기와 S자 지그재그형 주행로를 활용해 음주단속에 나서고 있다.

신형 음주 감지기는 운전자 얼굴로부터 약 30cm 떨어진 곳에서 차량 내 알코올 성분을 감지해 음주 여부를 판별한다. 알코올 성분이 감지되면 삐-하는 경고음과 함께 빨간 램프가 깜빡인다.

이날 비접촉식 음주감지기를 처음 접하는 일부 운전자는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형 감지기에 숨을 불어 넣는 운전자도 많았고,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지 묻는 시민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경찰은 “마스크를 벗고 잠시만 가만히 계세요”라고 여러 차례 설명해야 했다.

감지기의 민감도는 총 7단계까지 조절이 가능했지만 단계를 최대로 하면 기기가 상시로 경고음을 내 경찰은 5.5~6 정도로 조절해 단속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특히 경찰은 신형 감지기가 민감하다 보니 차량에서 알코올 소독제를 사용하거나 동승자가 음주를 했을 때 단속되는 경우도 일부 있다고 설명했다. 손 경장은 “알코올 소독 제품에 감지기가 반응하는 경우가 있어 그럴 때는 2차 접촉식 감지기로 재검사를 한다”고 말했다.

오후 10시 20분께 단속에 한창이던 경찰들이 주행로 50m 앞의 한 차량의 움직임을 유심히 관찰했다. 해당 차량은 음주단속 현장이 보이자 급히 방향을 돌려 도로를 빠져나가려고 했다. 차량을 막아선 경찰들이 다급히 창문으로 음주감지기를 밀어 넣자 삐-하는 경고음이 울렸다. 경찰은 이 차량을 갓길로 유도해 정차시키고 운전자 오모(43)씨에게 물로 입을 헹구도록 한 뒤 음주 측정을 실시했다. 오씨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0.118%로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고진주 중부경찰서 교통안전계 팀장은 “음주 단속은 음주운전자를 직접 잡아내기도 하지만 운전자들에게 음주에 대한 경각심을 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면서 “비접촉 감지기의 숙련도를 높여 보다 효율적인 음주 단속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수정기자 ksj1004@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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