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 몰려…교통 정체·회견장 수차례 변경
취재진 몰려…교통 정체·회견장 수차례 변경
  • 김수정
  • 승인 2020.05.25 21:1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회견장 긴장감 팽배
25일 오후 2시 40분께 대구 수성구 만촌동 호텔인터불고 즐거운홀. 50여 대의 카메라 사이로 휠체어를 탄 이용수 할머니가 모습을 드러냈다.

측근의 부축을 받아 단상으로 올라간 이 할머니는 입장문 한 부를 취재진에게 내보이며 “이건 전에 처음 기자회견 할 때 있었다. 이것을 전부 카메라로 찍었으면 좋겠다”고 첫 입을 뗐다.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 입장문을 통해 “30년 동지로 믿었던 이들의 행태라고는 감히 믿을 수 없는 일들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면서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과 일본의 사죄와 배상 및 진상의 공개, 그동안 일궈온 투쟁의 성과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제기한 정의연 관련 의혹이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는 가운데, 이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 현장은 긴장감이 감도는 모습이었다.

고령의 나이로 다소 청음에 대한 어려움은 있는 모습이었지만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이 할머니의 목소리는 강경했다.

이 할머니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회계 투명성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도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정대협이) 정신대 문제만 하지 무슨 권리로 위안부 피해자를 이용했느냐“며 “정대협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두 속 고명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에 대해서도 억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에 대해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면서 “어떻게 30년을 했는데 한마디 말도 없이 마음대로 팽개쳤다”고 역설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시민모임)’이 진행했지만, 해당 기자회견은 순수 이 할머니의 의도로 열린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모임 관계자는 기자회견을 통해 “할머니가 빠른 시일 내에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거주지를 찾아가는 등) 지나친 취재 경쟁은 자제해 달라”고 취재진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이 할머니 측은 이날 기존의 기자회견 예정지를 여러 차례 변경했다. 당초 기자회견 예정지였던 대구 남구의 한 찻집이 몰려든 취재진을 수용하기에 역부족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날 오전까지 해당 찻집 입구는 80여 명의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인근 도로는 몰려드는 취재진으로 한때 교통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일부 행인들은 속속 취재진을 향해 “오늘 뭐 하느냐?”, “이곳에 코로나 확진자라도 나온 것이냐”고 물으며 관심을 보였다.

낮 12시께는 자신을 이 할머니의 지인이라고 설명하는 한 70대 여성이 “할머니가 도통 전화를 받지 않으신다. 걱정된다”며 인근을 찾아오기도 했다.

한편 이날 진행된 기자회견에는 각종 의혹의 당사자인 윤 당선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앞서 윤 당선인은 지난 19일 이 할머니를 찾아 무릎을 꿇고 사과했으며, 당시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에게 이날 기자회견 참석을 당부한 바 있다.

김수정기자 ksj1004@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