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권리로 위안부 피해자를
만두의 고명으로…용서 못해
재주는 곰이, 돈은 몇 사람이”
“출마와 관련해 얘기도 없었고
사리사욕 채워 국회의원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18일 만에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단체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을 또 한번 질타했다. “30년을 함께 하고도 의리 없이 하루아침에 배신했다. 배신당한 게 너무 분했다”, “사리사욕을 채워서 마음대로 국회의원 비례대표로 나갔다”, “출마와 관련해 얘기도 없었고 자기 마음대로 하는 거니까 제가 무엇을 더 용서하느냐”는 등 울분을 터트렸다.
이용수 할머니는 25일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수요집회 방식을 바꾼다는 것이지 끝내는 것이 아니다. 김학순 할머니가 시작한 것을 학생들에게 더 교육적이게 바꾸려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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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할머니는 “한국과 일본은 이웃 나라다. 시일이 오래 걸리더라도 한국과 일본 학생이 서로 친하게 지내면서 올바르게 역사를 공부해 무엇 때문에 사죄와 배상을 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며 “억울한 누명을 쓴 위안부 할머니들의 문제를 해결해 줄 사람은 학생들”이라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정의기억연대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 후원을 명목으로 모금 활동을 벌인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할머니는 “첫 기자회견 후 생각지 못한 것이 너무 많이 나왔다. 그것은 다 검찰이 해결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정대협이 위안부를 이용한 것은 도저히 용서 못한다. 정신대 문제만 다뤄야지 무슨 권리로 위안부 피해자를 만두의 고명으로 사용하느냐”면서 “30년 동안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몇 사람이 받아먹었다”고 주장했다.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 모두에 “정신대대책협의회면 공장 갔다 온 할머니들(정신대)로 해야 하는데, 빵으로 비유하면, 공장 갔다 온 할머니를 밀가루 반죽으로 빚어놓고, 속에는 ‘위안부’를 넣었다”며 일본군 성노예로 모진 고초를 겪은 ‘위안부’ 할머니들이 정대협에 이용당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정대협 대표를 지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을 향해 “자기가 사리사욕을 차리고 마음대로 국회의원 비례대표를 나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례대표 출마 사실을) 저에게 얘기도 없었고, 자기 마음대로 한 것인데 제가 무엇을 용서하냐”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끝내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할머니는 지난 19일 대구 중구 한 호텔에서 윤 당선인을 만나 2차 기자회견에 참석할 것을 요구했다.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에 오라고 했는데 아직 그 사람은 당당하게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죄를 지었으면 받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두 사람이 화해했다는 추측에 대해서는 “(19일에) 원수진 것도 아니고 한번 안아 달라고 해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안았는데 눈물이 왈칵 났다. 그래서 안고 울었는데 그걸 갖고 용서했다고 하니 너무 황당하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이 할머니는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수요집회 참여 중단을 선언하고 “성금, 기금 등이 어디 쓰이는지 모른다. 할머니들에게 쓴 적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정의연 등 단체의 후원금 사용처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