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심상권 동성로가 비어간다
대구 중심상권 동성로가 비어간다
  • 한지연
  • 승인 2020.05.2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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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피해 상가 공실 급증
비싼 임대료 감당 못해 줄폐업
곳곳 ‘임대’ 안내 딱지 나붙어
권리금 포기 넘길날만 기다려
신규창업 기피에 문의도 없어
(모자이크 처리요청-개인 휴대전화 번호) 25일 오후 대구 중심상권인 중구 동성로 일대 빈 상가 건물 곳곳에 '임대 문의' 딱지가 나붙어 있다.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
25일 오후 대구 중심상권인 중구 동성로 일대 빈 상가 건물 곳곳에 '임대 문의' 딱지가 나붙어 있다.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

 

“상가 주변을 돌아보면 발걸음을 내딛기가 무섭게 문 닫은 가게들이 눈에 띄어요. 못 버티고 빠져나가는 가게가 수두룩한 거죠.”

25일 오후 대구 중심상권인 중구 동성로 일대. ‘임대 문의’ 딱지가 빈 상가건물 곳곳에 나붙어 있다. 때 지난 상수도 검침 협조 요청서나 우편물 도착 안내서도 건물 입구 손잡이 옆에 자리했다.

게임방, 통신사 대리점, 잡화점, 옷가게, 음식점 등 영업 당시의 흔적을 남기는 간판들은 불빛이 꺼진 채였다. 건물 내부 바닥에는 전기, 상수도 요금 등 각종 통지서가 늘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대구 중심상권의 상가공실이 늘어나고 있다.

신천지 대구교회발 집단감염으로 위축된 지역경제가 확산 안정세로 기지개를 펴보기도 전에 이태원 클럽발 대구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가게 문을 열어둔 동성로 일대 상인들은 한산한 거리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동성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바로 앞 게임방 가게가 지난 4월 초 문을 닫았고, 인근 선글라스 전문판매점은 3월 말에 영업을 중단했다.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두 손 두 발을 모두 든 셈”이라며 “괜찮아질 거라는 희망을 품고 버티는 것도 정도가 있다. 빈 가게들이 워낙 많이 늘어나니 더 기운이 빠진다”고 말했다.

일선 중개업자와 부동산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늘어나는 상가공실을 비롯한 상가시장의 악재가 장기전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중구 J공인중개사 사무소 소장은 “폐업하거나 폐업 대기 중인 상가가 상당한 반면, 신규로 사업을 시작하려는 이들은보기 드물다. 동성로의 경우 공실률이 거의 미미하던 지역까지 상가공실이 잇따라 늘고 있다”며 “150~300만 원, 1천만 원 단위까지 이르는 월세를 못 내는 입장이 되면서 권리금도 포기하고 임차 들어올 사람만 기다리는 이들도 다수”라고 설명했다.

한정희 대구대학교 부동산·지적학과 교수는 경제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한 교수는 “실물경제 침체가 오는 연말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구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데, 자영업 위기 문제는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누적돼 온 것”이라며 “정부가 자영업자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재정 정책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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