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보고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보고
  • 승인 2020.05.26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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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현
사회2부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연 전신)가 위안부 할머니들을 팔아먹었다”. “내가 왜 팔려야 하느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지난 25일 기자회견은 충격이었다. 정신대와 위안부의 성격이 다른데도 30여년 동안 혼재돼 사용, 제대로 구별하지 못한 무지에 대한 반성은 물론 일본과 한국의 젊은이들이 역사를 바로 알고 배상과 사과, 용서, 화해를 통해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한 구체적 교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발언에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 이후 일부 토론방에서 이 할머니에 대해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것을 보고는 할 말을 잊을 만큼 충격을 받았다. 역사바로세우기를 강조하는 이 정부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작심발언하지 않았다면 아직도, 아니 언제까지나 일반인들은 ‘정신대=위안부’로 생각하며 지냈을 것이다.

이용수 할머니의 발언으로 명확히 알게된 것은 위안부의 경우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이 각 전장에 만든 위안소에서, 거부할 자유나 외출할 자유를 박탈당한 채 일본 군인들의 성 상대가 되었던 여성들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가 익히 아는대로 귀한 딸로 태어나 꽃다운 나이에 일본군에 끌려가 성적 노리개가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망한 할머니도 있고 생존해 계셨어도 수 십 년전 사회적 분위기에서 꽁꽁 숨기며 살아야 했던 한 맺힌 할머니들이다.

‘정신대(挺身隊)’는 ‘일본 국가(천황)를 위해 솔선해서 몸을 바치는 부대’라는 뜻으로 일본이 노동력 동원을 위해 만든 말이다. 일본군이 2차대전 중 군수공장 등에 데려가 강제노동을 시킨 근로정신대인 것이다. 이용수 할머니가 이날 ‘정신대’ 할머니와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는 다르다며 “빵으로 말하자면 공장에 다녀 온 할머니(정신대)들은 밀가루 반죽이고, 맛있고 귀한 걸 넣는 속은 위안부”라고 했다.

또 "30년 동안 (정대협이) 사죄해라, 배상하라고 했는데, 일본 사람이 뭔지 알아야 사죄하고 배상을 하지, (정신대와 위안부를) 섞어서 (요구하면) '사죄 안 해도 된다는 것 아니냐'"며 "위안부 피해자를 만두의 고명으로 사용했다.왜 내가 이렇게 바보같이 당하면서 여태까지 말도 못했나" 생각했다고도 강조했다.

물론 정신대로 끌려가 힘든 노동을 해야 했던 할머니도 분명히 일제 강점기 시대의 피해자다. 하지만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일본군에게 처녀성은 물론 여성으로서의 꿈마저 산산이 찢겨진 위안부와는 차이가 있다. 특히 위안부 할머니들을 전면에 내세워 모금 활동을 하면서도 맛있는 밥한끼 사달라는데도 돈이 없다며 거절했다는 얘기를 듣고는 아연실색 했다. 정대협과 일부 학자들은 90년대 용어가 혼재할 때 위안부 할머니를 중심으로 활동했으며 이 할머니가 일부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군에 의해 1차 피해를 입은 위안부 할머니가 30년동안 그것도 본인 스스로 정의연이라는 시민단체에 이용만 당했다는 것을 듣고는 이것이 정상적인 나라인가라는 의구심을 떨칠수 없다.

두번째는 90대의 할머니가 그것도 일본군에 의해 젊디젊은 청춘을 짓밟혔던 그 할머니가 한·일 관계의 미래를 생각하며 양국의 학생들이 진실을 알고 배상과 사과, 용서하면서 서로 교류해야 한다는 지적은 기존 정치권들보다도 낫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이용수 할머니는 이날 몇 차례나 “억울한 위안부 할머니들 (문제를) 해결해 줄 사람은 학생들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천년 만년이 가도 일본은 사죄하고 배상해야 한다. 이것을 (미래세대가) 알게 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역사 교육을 시켜야 한다. 이들이 역사의 주인”이라고 했다. 또 “양국간 (학생들이) 친하게 지내면서 올바른 역사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들이 역사의 주인이니까 올바른 역사교육을 시켜야 한다. 억울하고 누명 쓴 우리 위안부 할머니들 (문제를) 해결해 줄 사람은 우리 학생들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대해 ‘배후세력이 있다’‘토착왜구’‘치매정상’ ‘친일’‘기억력이 나쁘다’ 등 삐뚤어진 시각을 가진 일부 네티즌, 특히 진영논리에 사로잡혀 정쟁으로 몰고 가려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위안부 할머니를 앞세워 각종 선거에 이용하더니 이제는 토사구팽하는 것인지. 이용수 할머니가 4.15총선전에 폭로를 했으면 정치 지형에 어느정도 영향을 끼쳤을 텐데 선거후 기자회견을 한 것에 대해 오히려 고마움을 느껴야 하는 것이 아닌지.

30년동안 일본의 만행에 대해 진실을 파헤쳐 온 시민단체들의 성과도 있지만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해 진정으로 사과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필요한 때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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