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시계를 보다
문득 시계를 보다
  • 승인 2020.05.2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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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엽 조정찬

시계 바늘 도는
아나로그 벽시계
괘종소리 없어
고요한 침잠

숱한 옛 이야기
점점히 박힌 정한
돌고 돌아 또 원점
항상 새롭다

시계추 대신하는
밧데리 한 쌍
동력 없는 삶
있을 수 없으니

새겨진 숫자 열 둘
쌓이면 인생
도드라짐 없는
이차원 세상에서

◇조정찬= 1955년 전남 보성 출생. 서울법대 및 대학원졸업. 21회 행시합격. 법령정보원장역임. 저서:신헌법해설, 국민건강보험법, 북한법제개요(공저) 등.

<해설>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이다.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기다리는 사람도 떠나보낼 이도 없건만, 맥없이 기차역에 가고 싶어 한참을 서성이며 배회하다가 나오는 길목에서 만난 꽃을 보기만 해도 될 것을 꺾고야 말았으니 졸지에 꽃도둑이 되어버렸다. 그 죄로 장미가시에 몇 군데 찔렸지만 짜릿한 아픔에도 행복한 걸 어쩌리. 행복해서만 웃는 것이 아니었다. 웃다보니 행복해졌다. 살아있는 자의 욕망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욕망은 살아있다는 증거이고, 그것을 인간답게 드러내는 일은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선택이다. 희망은 종종 우리를 저버리지만, 슬픔은 절대로 그러는 일이 없다. 사람들은 희망을 환상이라 믿으며 슬픔에게 속는다. 그 누구도 심장이 뛰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마지막은 마지막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이 결정하는 것이다. 인생의 아름다운 마무리는 지금을 마지막처럼 사는 것이다. 내일 또 새로운 아침이 오면 물질이든 일이든 마음을 얻는 것이든, 그 어떤 욕심도 부리지 말자며 스스로 다독이며 시작하자. 난 여전히 나인 것으로.
-성군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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