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드러난 한국건강보험의 민낯
코로나로 드러난 한국건강보험의 민낯
  • 승인 2020.05.3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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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엽
이비인후과 원장
대구시의사회 공보이사
2월18일 대구에서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이래로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2월말 지역내 확진자가 하루에 700명이상 발생하면서 자칫하면 지역 의료가 붕괴되어 외국처럼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도 있었으나 220만 대구시민들이 합심한 덕분에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으며 지역 의료계 또한 위기 극복에 일조하였다.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메디시티답게 대구에는 많은 병의원이 있었다. 그러니 코로나가 발생하자 대구의료원을 코로나 전문병원으로 지정하여 코로나 환자만을 입원시켜 초기부터 격리치료하여 전파를 억제할 수 있었으며 환자가 급증하여 코로나 전용병실이 모자라자 대구동산병원에 400병상을 필두로 하여 보훈병원,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에 코로나 전용 병실을 만들었다.

이외에도 경증자 치료를 위하여 생활치료센터를 개소하고 자택에서 자가격리 중인 환자 관리를 위하여 대구시의사회 회원들이 전화자문을 시행하였다.

이 덕분에 미국 93,000여명 영국 35,000여명 이탈리아 32,000여명이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경우 260여명으로 사망자를 최소화 할 수 있었다.

건강보험의 경우 선진국은커녕 개발도상국보다도 진료비가 저렴하다 보니 개인의원, 대학병원 가릴 것 없이 경쟁하듯이 수많은 입원 병실을 만들었고 의사들은 외국 의료인들이 보면 경악할 정도로 하루에 많은 수의 환자를 진료해왔으며 또 환자가 원하면 언제든지 어떤 질환이든지 바로 진료 받을 수 있을 정도로 평소 의료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으니 코로나로 과부하가 걸려도 지역의료체계가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

유럽의 경우 의료기반이 붕괴되어서 전쟁터에서나 볼 법한 고령자 치료는 포기하고 젊은 사람 위주로 치료하는 즉 위중한 사람이 아니라 생존 가능성이 높은 경증 환자 위주로 치료하였다.

대구의 의료 인프라가 평소 충분히 갖추어지지 않았다면 이런 악몽같은 현실을 우리가 직접 마주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가 지나간 지금 지역 의료계는 고사 직전이다.

원가의 70%선에 불과한 건강보험 아래서 의료기관을 운영하기 위해 의사들은 평소 박리다매식으로 동일 근무 시간대비 외국보다 더 많은 환자를 진료하고 검사하고 수술하는 노동집약적 방식으로 진료해왔다.

코로나로 환자가 급감하자 건강보험진료만으로는 수지를 맞출 수가 없어 대부분의 의원들은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으며 심지어 코로나 전문병원으로 최선을 다한 대구동산병원도 약 70억의 손실을 보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길어질수록 코로나 환자를 치료하는 전담병원 마저 적자폭은 더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의 경우 코로나로 병원이 힘들어지자 중증환자의 의료수가를 바로 3배 인상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는 여전히 대책마련에 소극적이다.

코로나가 장기화 된다면 1, 2차 의료기관 소위 동네의원들의 폐업이 속출할 수밖에 없다. 병원 특성상 한번 폐업한 곳에 다시 개업하기는 어렵다. 동네의원들이 폐업한다면 의료접근성이 나빠져 그 피해는 결국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제2의 코로나가 언제 밀어닥칠지 모르는 이 시국에 정부는 단기적으로는 의료기관 폐원을 막기 위해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국가재정을 투여하고 저수가인 의료수가를 현실에 맞게 조정하여 앞으로 닥쳐올지 모를 신종 감염병에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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