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어를 굽다 3
청어를 굽다 3
  • 승인 2020.06.0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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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다형

한 통의 편지가 헤엄쳐 왔다

또박또박 눌러 쓴 글씨 속에 잠긴

그대 깊고 넓은 마음의 바다

그리고 청어 한 마리

“세파를 거스르는 일은 상처투성이

그러나 상처도 무늬로 남아

아름다움이 될 수 있다”

청어를 굽는다

아픈 상처들이 따뜻하게 익는다

◇전다형= 경남 의령 출생, 부경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현대문학 석사졸업, 동대학원 박사과정수료. 2002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등단, 제12회 부산작가상 수상, 시집으로 『수선집 근처』(푸른사상사)와 연구저서「한하운 시의 고통 연구」가 있음.

<해설> 숲을 안다는 것은 자신이 보고 있는 숲이 되는 것이다. 숲의 작은 고요 속으로 들어가 시간을 충분히 갖고 그 속에서 흘러나오는 평화와 만날 수 있어야 한다. 인생이란 계속 좋은 일만 있는 것도, 계속 나쁜 일만 있는 것도 아니다. 시간만 조금 지나면 누구나 거의 다 역경을 견디어 내는 지혜를 터득한다. 가끔 신은 인간에게 더 큰 무엇인가를 보여주려고 재앙으로 많은 생명과 영혼을 앗아가기도 한다. 이는 감춰져 있어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고 간과해왔던 소중한 것들을 보게 하기 위함일 것이다. 세상을 예언하는 미래학자들은 고통을 겪은 인류에게 겸손할 것과 삶의 기본(基本)과 생의 본질을 들여다볼 것을 제언한다. 순수의식으로 자연을 꿰뚫어 보고 자연계의 존재 형식과 그 운행 원리를 수긍할 수 있다면 그 순환 원리를 따를 수 있다. 그것은 굳이 사람이 만들어 놓은 인위적인 것들을 찾아 공부를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우리의 몸과 마음에 스며든다. 크고 작은 돌멩이가 있어 시냇물이 아름다운 소리를 내듯이, 인생도 들쑥날쑥한 일상의 일들이 있어 아름답다. 강물은 흘러가는 대로 가만두어 제대로 강물이고, 나무는 자라는 대로 가만두어 제대로 나무이다. 사람이 신전이고 사람이 하늘이다.
-성군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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