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충전의 휴식에 임하라
재충전의 휴식에 임하라
  • 승인 2020.06.09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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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만 경북본부장
벌써 2020년의 6월이다. 올해의 절반이 흘러갔다.

숨가쁘게 흐른 것 같은데 돌이켜 보면 아무것도 한거 없이 지난 것 같다. 주위에 대다수가 코로나19 때문에 지난 6개월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모르겠고 잃어버린 6개월이라고도 말한다. 예전에는 당연하게 여기던 모든 것들이 이제는 소중한 것, 그리운 것들로 바뀌었다. 하지만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코로나19는 지금 우리 삶 전체를 완전히 바꾸어 버렸고 포스트 코로나 또는 뉴노멀이라고 불리는 생활방식과 변화들을 이제는 당연시할 수밖에 없다.

외출 때 스마트폰과 더불어 마스크를 반드시 챙기는 현실에 살고 있다.

돌이켜 보면 지금은 필수품이 되어버린 스마트폰도 과거에는 상상도 못 할 물건이었다. 필자의 젊은 시절 출장으로 방문한 외국에서 물을 가게에서 사서 먹는 것을 보고 놀랐던 적이 있었다. 이제는 어느 곳에서든 물은 사서 먹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 어느 시대든 변화는 있었고, 그 변화에 적응하면서 우리는 살아왔다. 변화의 시발점이 자연환경이든, 사회적인 것이든, 또는 정치적인 사건에서 시작되든 역사를 보면 변화와 적응은 늘 반복됐다.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이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과거 농경사회에서 산업혁명으로 인해 본격적인 산업시대로 넘어가면서 수많은 실업자의 발생, 급격한 빈부격차 등 많은 부작용이 발생했다. 급격한 정치적 변화 또한 마찬가지다. 준비되지 않은 급격한 정치적 변화는 때론 혁명으로, 때론 독재로 나타난다.

이번 코로나19로 촉발된 변화 또한 마찬가지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이 변화에 세계는 당황했고 사회를 운영하던 기존 체계는 마비되었다. 경제는 한순간에 마비되고 수많은 직장인이 직장을 잃고, 자영업자들은 힘들어하고 있다. 견고해 보이던 소위 선진국들의 시스템이 얼마나 허무하게 무너질 수 있는지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우린 하루빨리 여기에 적응하고 다시 환경에 맞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얼마 전부터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경북 시·군을 순회하면서 코로나19 이후의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변화한 환경에 맞는 경북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

대구경북통합을 위한 준비도 차근차근 밟고 있다. 코로나 이후의 시대에 하루 빨리 적응하기 위한 한발 빠른 행보다. 하지만 우려되는 것이 있다. 앞장 서서 뛰어가는 도지사를 쫓아가는 경북 공무원들이다. 특히 조직에서 실무를 뒷받침하는 하위직 공무원들의 건강과 심리상태가 염려된다.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말한다. 많은 원인이 있지만 코로나19와 같은 급작스러운 재난 상황에서는 생긴 불안과 두려움 등 정신적 충격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일상생활의 제약이 커진 것도 주요 이유이다. 나로 인해 가족이 코로나19에 감염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불안감, 작은 증상에도 코로나가 아닐까 하는 걱정과 두려움,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서 느끼는 무기력증, 주변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 등 코로나 이후 주위에서 볼 수 있는 현상들이다.

보수적인 성격의 조직인 경북도청 조직문화를 생각한다면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공무원들의 정신적인 압박감과 심리적 불안감은 더했으리라 추측된다.

예를 들어 제도로만 알고, 한번도 해보지 못한 재택근무가 의무적으로 시행돼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들은 가사와 일이 섞인 공간에서 혼란스러움에 대한 피로도도 상당했다고 한다. 초등학교의 등교가 연기되면서 육아에 대한 고충을 하소연하는 부모들이 많았는데 이는 경북도 공무원들 또한 마찬가지다. 그들도 한 가정을 이루고 있고 아이들의 부모이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비상근무는 일상이었다. 혹자들은 공무원만큼 편한 일이 어디 있냐고도 하지만 경북도청 공무원들의 업무강도는 속된 말로 호락호락하지 않다.

경북에서는 지난 2월19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1천300여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도내 복지시설 코호트 격리란 초유의 결단까지 내리면서 큰 불은 껐다. 지금은 수도권에서 산발적인 지역 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데 비해 경북은 안정적이다. 여기까지 오기에는 경북 공무원들의 부단한 노력과 봉사가 뒷받침 됐다. 모든 공직자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들이 모여 이뤄낸 결과인 만큼 장기간 코로나19 총력 대응에 정신적 육체적 피로가 누적된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또 다른 예기치 못할 전투에 대비, 잠시라도 오롯이 개인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 공무원의 직위를 내려놓고 몸과 마음을 추스르면서 변화에 적응할 시간도 필요할 것이다. 이철우 도지사는 6월, 전공무원에게 2일간의 특별휴가를 명(命)했다. 재충전이 필요한 공무원들에게 적절한 조치다. 앞뒤 재지말고, 눈치볼 것 없이 잠시나마의 휴식에 임(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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