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우산을 펴지 않았다
홀로 우산을 펴지 않았다
  • 승인 2020.06.09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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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은 강혜지

꽃비

꽃비 내리는 길

홀로 우산을 펴지 않았다

겨우내 마른 가슴을 열고

뚜벅 뚜벅

밤이 깊어 갈수록

발정난 계절은

화려한 유혹에 속삭임을 더해 가고

아련한 전설이 되어

시린 가슴에 돛을 내린다

꽃비

꽃비 내리는 날

홀로 우산을 펴지 않았다.

◇강혜지= 서울産. 한국방송통신대학 일본어학과, 월간광장 시부문 신인상, 한국 문인협회 회원, 한양문화예술협회 이사, 다선문인협회 운영위원, 한국미술인협회 회원. 2017년 대한민국 문예대제전 문화예술부문 심사위원,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상 수상(18), 불교TV 이사장상 수상(18)

<해설> 삶의 행복은 역설적으로 죽음을 인식하면서 더 뚜렷해진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척박한 땅에서 추위를 견디며 생명으로 피어난 꽃들처럼, 우리의 삶에서도 부정될 수 없는 어떤 의미가 피어나면 좋겠다. 가끔 우리는 눈에 각인되는 그림의 내면을 흐르는 적막과 마주한다. 그 적막은 나를 그림 안으로 불러들여 고독의 이야기를 나누기를 원한다. 살다보면 슬플 때도 있고 기쁠 때도 있다. 슬픈 것을 오래 기억하는 것은 마음을 비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죽음을 인식하고 나면 삶이 행복해지는 것은 극은 극으로 통하고. 끝이 곧 시작이기 때문이다.

남보다 한걸음 늦게 가고 조금 손해 본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할 때가 있다. 마음챙김은 그냥 삼키지 말고 맛보고, 생각하지 말고 느끼는 것이다. 마음의 문을 여는 손잡이는 바깥쪽이 아닌 안쪽에 있다. 반대쪽도 보면 밝게 되지만, 한쪽만 쳐다보면 어두워진다. 어떤 때는 마음 안에 한자리 보석이 될 때까지 다듬어야 한다. 견디는 것이 아니라 제자리가 될 때까지 마음이 걸어가야 한다. -성군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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