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은 도착점이 아니라 출발점에 있다
성공은 도착점이 아니라 출발점에 있다
  • 승인 2020.06.1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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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BDC 심리연구소 소장
"하려면 제대로 하고, 그렇지 않으면 아예 시작하지 마라."
어릴 때 무엇을 시작하기 전에 어른들(부모님 혹은 선생님)로부터 자주 들었던 말이다. 그러다 보니 사실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것은 내게 늘 상당한 부담감이었다. 그러면서 부담감은 두려움으로 발전해나갔다. 완전히 잘하지 못할 것 같으면 아예 포기를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렇게 하는 편이, 무언가를 하다가 실패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마음 편했기 때문이다.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도 멈추지도 못하는 답답함을 없애주는 비결이 바로 도전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렇게 나의 청춘이 속절없이 흐르고만 있었다. 그러다가 어떤 계기로 나는 도전하는 사람으로 변했다. 이 이야기는 너무 길어 다음 글에서 다시 얘기하기로 하겠다.
본인은 요즘. 코로나 핑계로 이것저것 일을 많이 한다. 그리고 그것을 sns에 올리면 사람들은 "교수님은 못하시는 게 뭐예요" "어떻게 그렇게 잘하실 수 있으세요?"라고 물어온다. 답을 일일이 속 시원히 드리지 못하다가 오늘 그 비결을 공개해볼까 한다. 비결은 간단하다. 바로 이런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나는 아주 잘하고 싶지 않다. 그냥 하고 싶을 뿐이다. 그래서 그냥 도전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만들다 보면 실수도 하고, 실패도 하고 그러면서 조금씩 더 좋아진다. 뭐든지 하면 늘게 되어 있으니까.'
요즘 자주 하는 목공 작업, 사실 나는 어디서 배워본 적도 없다. 그냥 인터넷 보고 이곳저곳 기웃거리면서 눈으로 구경한다. 그리고 식당이나 건물에 들어가면 나무로 만든 것들이 있다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유심히 눈여겨본다. 그리고는 어느 날 때가 되면 한 번 시도해본다. 그러면 잘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해낸다. 물론 사람마다 타고난 재능이 달라서 발전의 속도와 완성품의 수준 차이는 다르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지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재능이라는 단어가 아니라 '시도' '도전'이라는 단어다. 실수하지 않고 완벽하게 잘하기 위해서 목공 학원을 무조건 다녀야만 책꽂이를 만들고, 평상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잘 안다. 이런 생각들이 사실 지금의 나(이것저것 조금씩 할 수 있는 나)를 만든 것 같다. 기타도 학원 한번 다녀본 적 없고, 글 쓰는 것도 어디서 배워본 적 없다. 그냥 해본다. 무식해서 용감했을 수도 있지만 그 무지함이 나를 더 쉽게 도전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모든 실력은 제대로 학원이나 배운 사람에 비하면 형편없다는 건 안다. 그건 나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나의 실력은 그냥 나눌 수 있는 정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하기에 과한 욕심도 없다.
하루는 나하고 머리 모양만 다른 네 명의 누나 중 셋째 누나가 커피 머그잔을 진열하고 싶은데 진열장 만들어 볼 수 있겠냐고 물어왔다. 망설임 없이 동생이 만들어 주겠노라고 말했다. 처음 그 말을 할 때는 정말 간단할 거 같았다. 나무 길이 대충 재고, 이래저래 갖다 붙이면 간단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큰 소리 뻥뻥 쳤다. 하지만 자신감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너거 자형이 목공소 가서 주문하려다가 처남이 만든다니 주문 안 하고 은근 기대하고 있데이. 주위 사람들한테도 자랑하고 있으니 잘 함 만들어 봐레이"라는 말을 듣고부터는 부담이 생겼다. 이왕 만들 거 잘 만들어 주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유튜브 동영상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 이후부터 자신감은 급격히 하락했다. 시작조차 할 수 없었고 언제까지 만들어주겠다는 약속은 차일피일 계속 미뤄졌고, 급기야 누나의 독촉과, 못할 거 같으면 목공소에 주문하겠다는 등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전달되고 나서야 부랴부랴 만들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시작하니 또 그런대로 만들어졌다. 그런데 왜 난 오랫동안 시도하지 않고 망설였을까? 돌아보니 이유는 잘 만들고 싶었던 마음 때문이었다. 그러다 보니 아예 시도조차 할 수 없이 시간만 지나고 있었던 것이다. 유튜브에 공개된 목공 고수들이 올려놓은 동영상을 보면서 자신감이 하락했고, 겁이 나기 시작했던 것이다.
성공은 도착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출발점에 있다. 겁내지 말고 도전하고 살자. 도전하는 사람이 바로 승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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