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본좌’의 이른 등판
‘허본좌’의 이른 등판
  • 승인 2020.06.16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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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삼수 서울본부장
윤삼수 서울본부장
허경영은 2007년 치러진 17대 대통령 선거에 기호 8번 경제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다. 당시로써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었다.

허 후보는 공약으로 국민연금을 폐지하고, 60세 이상 중산, 서민들에게 매월 70만원 건국수당(노인수당) 지급. 출산장려금 3,000만원 지급. 결혼 수당 1억원 지급. 중소기업 입사 후 5년간 매월 100만원 쿠폰 지원, 중소기업 5년 이상 근무자 창업자금 3억원 지원. 대출금에 대한 이자를 1년 이상 낸 중산, 서민에게 원금 일부를 공제. 400만 신용불량자 20년 무이자 융자.

민원부 신설로 신속한 민원 해결과 산삼 뉴딜정책으로 1,000여개 산삼재배단지를 만들어 100여만명을 고용으로 전 실업자, 노숙자 해결(월급 100만원). 교육혁명으로 중3 때 평생 전공을 결정, 고등학교부터는 전공 1과목만 시험을 보게 해 1년에 80조원이나 되는 사교육비 해결. 대학까지 중산, 서민층 학생의 등록금 전액 부담과 급식 무료제공. 재산세, 상속세, 양도세, 종토세 폐지. 중산·서민층의 전기, 수도, 전화, 휴대폰 요금 각 5만원 이내 지원. 고속도로 통행료를 폐지 등을 내 걸었다.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선심성 공사 방지로 인한 세비 절약 약 100조원, 탈루징수액 약 200조원, 불법 지하자금 약 900조원을 회수, 국가사회 간접시설(SOC)투자 즉, 시설 위주의 예산투입을 줄이면 서민과 중산층의 가정을 살리는 정책을 충분히 실현하고도 남는다고 발표했다.

허 후보는 황당한 공약으로 대선에서 꽤 많은 9만7천표, 0.4%를 득표했다. 대선이 끝난 후 시사, 예능을 가리지 않고 공중파 방송 섭외가 밀려왔다. 2009년에는 “내 눈을 바라봐”로 시작하는 뮤직비디오 Call Me를 내놓고 가수로 데뷔했다. 허경영은 스스로 IQ 430, 공중부양, 축지법을 사용한다는 주장부터 예언가로 허스트라다무스로 불리었고 스스로 높이는 이름이 ‘허본좌’이다. 지금은 ‘하늘궁’에 머무르며 지지자를 만나고 있다.

차기 대선이 2022년 3월9일이다. 대선을 21개월 앞두고 허경영이 꿈꾸던 세상을 여당 대선 주자와 통합당이 ‘퍼주기 경쟁’으로 이어받고 있다.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은 ‘기본소득제’ 논의에 이어 저출생 해결을 위해 ‘전일 보육제’도 꺼내 들었다.

1인당 월 20만원씩만 기본소득을 지급하더라도 연간 124조8000억원 규모의 엄청난 재정이 필요하다. 모든 현금성 복지 수당을 폐지해도 예산이 턱없이 모자란다. 전일 보육제 예산은 그 규모를 추산하기도 어렵다. 3차 추경을 반영하면 금년도 나랏빚은 840조원으로 GDP 대비 43.5%이다. 내년에는 국가 채무가 1000조에 육박한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근로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은 면세자는 2018년 기준으로 38.9%다. 재정 건전성 회복을 위해 여당에서 납세자 모두가 세금을 더 부담해야 한다는 ‘보편 증세론’이 나오고 있다. 늦었지만 환영한다.

지금 실물경제는 악화하고 기업이나 금융기관은 경제위기를 맞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시중에 풀린 돈은 3000조를 돌파했다.

앞으로 선거 때만 되면 경쟁적으로 더 많은 퍼주기 정책을 펼치려할 것이다. 선거에 이기기 위한 매표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 정치권은 선거에 지더라도 떳떳한 증세를 통해 복지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빚내서 늘리는 복지 확대를 막기 위해서는 추진하는 예산 앞에 ‘김영란법’ 같이 시행을 주장한 정치인의 실명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

오늘 아침. 국회의 국가채무시계가 가리키는 나랏빚은 776조 5천억원을 넘었다. 빚이 턱밑을 찌르고 있다. 나라 망해도 좋으니 빚내서 정권을 잡겠다고 하면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에서 선장 자리를 다투는 것과 같다. 경제 위기극복을 위해 정치권과 정부는 나라 살림을 줄이고 절약하고 국민은 더 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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