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인 2020.06.1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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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현숙

수많은 소리가 몰려온다
몰려온 북들은 일제히 울리며
잠든 나를 깨운다

살아있다는 것은
소리를 느껴 보는 일

몸의 모든 촉수를 세우고
소리와 교감하기 위해 다가간다

소리의 바다
바다 속 소리세계에
빠져 본다

바다 속은
생기와 전율로 팽팽하다

삶은
소리의 바다에서
눈뜨는 일

◇설현숙= 한국시민문학 협회 낭송부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대전 ‘아침의 문학’ 시 낭송대회 최우수 상을 비롯해 전국 자치센터 동아리 대회 사극 대상 등을 수상 한 바 있다.

<해설> 그 북소리가 나를 낳았을까. 바람 소리 한 점 없어 숨 막히는 거리에서 멀리서 다가온 북소리가 살갗에 닿으면 살아있는 것 같아 너무 행복하다. 어디선가 들리는 태고의 북소리, 어디선가 들리는 태고의 바다 소리는 철들고 우아해지는 계절의 음성이다. 선비가 뜻을 잃고 독처(獨處)하는 시간은, 비로소 명리의 이전투구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을 나신(裸身)으로 마주하는 순간이다. “사주불여신상(四柱不如身相)하고, 신상불여심상(身相不如心相)“ 사주(四柱)는 신상(身相) 보다 못하고, 신상(身相)은 심상(心相)보다 못하다. 결국 심상(心相)이 가장 으뜸이다.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고 보기 나름이다. 내가 생각하는 대로 나를 만든다.인생에는 밀물의 때가 있고 썰물의 때가 있다. 인생의 계절, 때를 아는 사람은 밀물을 만났다고 기고만장하지 않고, 썰물이 왔다고 낙심하지 않는다. 밀물은 기다림으로 찾아오고, 썰물은 인내로 넘어선다. 예측할 수 없는 삶을 살아내느라 세월이 덧없다. 꽃은 시들 줄 알면서도 핀다. 사람들은 지금 피지 않은 꽃이 있다 해도 곧 활짝 필거란 걸 안다. 꽃과 나 -너와 나는 그렇게 여전히 우리였으면, 함께 있지 않은 시간에도 우리의 우리는 아름답고 안녕했으면.
-성군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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