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사회복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사회복지
  • 승인 2020.06.16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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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표 대구사회복지사협회장
6월이 오면 6·25전쟁의 아픈 기억과 호국선열의 희생을 기억하게 된다. 6·25전쟁 기억에서 뺄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인천 상륙작전으로 전세를 뒤집었던 맥아더 장군의 기억이다. 내 기억 속에 남아있는 맥아더 장군은 위대한 전쟁 전략가이며 선글라스를 쓰고 함교에 앉아있던 그 모습이다.

세월이 지나며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그의 기억 중 하나는 극동군 총사령관 집무실 그의 책상 위에 놓여있었던 액자 속 시(詩)다. 사무엘 울만(Samuel Ullman)이 지은 Youth(청춘)라는 시다. ‘청춘이란 인생의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을 뜻하나니….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 그 탁월한 정신력을 뜻하나니…’로 이어지는 울만의 시는 청춘의 정의를 신체 나이(Chronological age)로 보지 않는다. 마음가짐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용기와 모험심을 강조한다. 그의 시에 따르면 영감이 끊어지면 스무 살이라도 늙은이가 된다. 이 시를 인생의 좌우명처럼 좋아했던 더글러스 맥아더는 정신적 열정을 높이 평가했던 사람이었고, 그러기에 그로부터 위대한 승리의 창의적 전술이 나오지 않았을까 유추해본다.

어느 영역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사회복지현장에도 청춘(Youth)의 정신을 가진 사람들을 많이 본다. 식을 줄 모르는 열정과 끊임없는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사람들이 있는 한 그들의 나이가 몇이든 그들은 청춘(Youth)의 사회복지현장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다. 현대 리더십 유형의 한 중심을 차지하는 기업가(企業家)정신(Entrepreneurship, 앙뜨레쁘레뉴어쉽)은 사무엘 울만이 말한 청춘의 속살을 현장에 맞게 펼쳐낸 리더십일 것이다.

현대 사회복지사들에게도 기업가(企業家) 정신이 요구된다. 기업가정신으로 뭉친 사회복지현장은 식을 줄 모르는 열정이 그 조직을 응집게 하며 감동을 주는 산출(output)을 만들어낸다. 우리 주변에 나타나는 역기능적인 여러 문제는 사회복지현장에 파고든 기업가(起業家, businessman)정신 때문일 것이다. 기업가(起業家)정신은 기업가(企業家)정신(Entrepreneurship)과는 큰 차이가 있다. 기업가(起業家, businessman)는 사업을 일으키는 사람이며 기업의 생산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앙뜨레쁘레뉴어쉽 정신을 가진 기업가(企業家)는 조직의 문화를 만드는데 열정을 쏟는 사람이다. 기업가(起業家)는 사업의 결과와 효율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기업가(企業家)는 과정과 조직원의 건강함을 사업운영의 첫 번째로 삼는 철학의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산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업가(企業家)적 철학을 이용하는 자세가 아니다. 성과를 만들어 내는 생산성을 따지기 전에 사람을 세우는 일에 우선을 두는 경영철학이다. 이것은 비단 조직의 관리자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중간관리자와 평 종사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될 때 우리가 종사하는 사회복지현장은 우리 스스로가 우리를 자랑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존재가 될 것이다.

코비드19는 사회복지현장뿐만 아니라 모든 삶을 변화시켰다. 이 시대는 불확실의 확실성(Era of uncertainty) 속에 살아가고 있다. 조직에서는 항상 중장기적 계획을 세우곤 하지만 중장기적 계획이라는 것이 무용지물이 되고 마는 시대다. 내일을 예측할 수 없고 한 분기가 다르고 심지어 한 달 후가 달라지는 혼란의 시기에 살고 있다. 경영의 신으로 일컬어지는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영원한 청춘’이라는 자서전에서도 그는 지칠 줄 모르는 탐구심과 기업가(企業家) 정신을 강조하였다. 뉴노멀(New Normal)의 시대를 살아내야 하는 이 어려움에 기업가정신(企業家精神)은 시대를 살아내는 밑거름이 될 것을 확신한다. 사회복지는 오래전 사회사업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사회에 정착해왔다. 사업으로 인식되어왔고 여전히 소셜워커(Social Worker)라는 사회사업을 실천하고 있다. 사회사업 종사자들이 기업가정신을 추구해야 함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 속 외부의 환경이 급속히 변화하는 추이에 민감하게 대응하면서 항상 기회를 추구하고, 그 기회를 잡기 위해 혁신적인 사고와 행동을 하며, 그로 인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자 하는 의지를 굳게 하여야 한다. 지금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가치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서비스 제공에 급급한 일차원적 사회복지를 넘어 인권, 연대, 존엄성, 지속 가능한 동행이라는 가치를 창출하는 조직으로의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이 모든 가치는 결국 클라이언트중심의 본질적 가치를 최종목표로 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를 겪은 대구 사회복지현장은 지칠 줄 모르는 탐구심으로 디지털 사회복지를, 언텍트 사회복지를, 포스트 코로나 사회복지를 찾아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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