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여당 법사위 강탈, 일당독재 신호탄이다
거대 여당 법사위 강탈, 일당독재 신호탄이다
  • 승인 2020.06.16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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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앞세운 거여(巨與) 독주가 시작됐다. 민주당이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제1야당인 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21대 국회 전반기 6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 처리했다. 제1야당이 참여하지 않은 채 상임위원장이 선출된 것은 1967년 이후 53년 만이다. 이로 인해 21대 국회출발부터 여야 극한대립은 피할 수 없게 됐다.

통합당은 이에 강력 반발하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상임위원 전체명단이 있어야 상임위원장을 선출할 수 있지만 통합당이 제출하지 않은 6개 상임위원 명단을 박병석 국회의장이 강제 배정했다. 박 의장은 “더 이상 국회를 공전시킬 수는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1948년 제헌국회 이래 국회에서 상대 당 상임위원들을 동의 없이 강제 배정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인 폭거다. 과연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답다.

민주화세력으로 자부해 온 민주당이 야당을 배제하고 원 구성을 단행함으로써 국정운영의 상당부분이 명분을 잃게 됐다. 여당 단독 원구성은 군부독재와 권위주의시절에도 없었던 일로서 일당 독주의 만행을 저질렀다. 헌정역사를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일당폭주의 오명을 역사에 남기게 됐다.

민주당은 급박한 민생-현안을 위해 ‘일하는 국회’를 하루빨리 가동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원구성을 강행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사의를 표명해 3차 추가경정예산안 등 향후 국회의사일정 과정에서 여야 협치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그 역시 민주당의 자업자득이다.

이해찬 민주당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민주당은 지금까지 참을 만큼 참았고 할 수 있는 그 이상을 다했다”며 “우리는 단독으로라도 21대 국회를 일하는 국회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법사위를 야당에게 양보한 것은 2004년 17대 국회이후 야당이 맡는 것이 관례였고 직전 20대 국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양보와 협력의 전통이다. 그런 관행을 깬 이 대표가 ‘그 이상을 다했다’고 말하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다.

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장을 확보하려는 것과 관련해 여러 말이 나온다. 현재 진행 중인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사건 수사와 드루킹 여론조작사건 재판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은 당연지사다. 법사위 강탈로 시작된 이날은 21대 국회를 망치고 문재인 대통령의 남은 임기동안 한국정치를 황폐화하는 출발점으로 기억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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