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100억 들였는데 ‘잿더미’…北 책임 못 묻나
혈세 100억 들였는데 ‘잿더미’…北 책임 못 묻나
  • 승인 2020.06.16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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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체결 ‘남북 사이의 투자보장 합의서’ 저촉 가능성
北 ‘개성공업지구법’…우리 측 투자 재산에 北 책임 명시
관계 파국 분위기…보상 협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듯
북한이 16일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이하 연락사무소)를 철거하면서 남측이 다음에라도 이와 관련해 북측에 책임을 물을 방법이 있을지 관심이다.

연락사무소 문재인 정부의 대북성과라는 상징성과 별개로 개보수에 100억원에 가까운 막대한 세금이 투입됐는데, 북한이 폭파하면서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해버렸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8년 4월 판문점 선언 합의에 따라 개성공단 내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로 사용하던 건물을 재료비 34억9천만원 등 총 97억8천만원을 들여 개보수, 그해 9월부터 연락사무소로 사용해왔다.

북한의 이날 연락사무소 일방 철거는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의 후속 조치로 남북이 체결한 ‘투자보장에 관한 합의서’에 저촉될 수 있다.

합의서는 제2조 2항에서 “남과 북이 자기 지역 안에서 법령에 따라 상대방 투자자의 투자자산을 보호한다”고 명시했다. 또 제4조 1항에서 “남과 북은 자기 지역 안에 있는 상대방 투자자의 투자자산을 국유화 또는 수용하거나 재산권을 제한하지 않으며 그와 같은 효과를 가지는 조치(이하 수용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만약 ‘공공의 목적’으로 수용 조처를 해야 한다면 ‘합법적 절차’를 따라야 하고 ‘신속하고 충분하며 효과적인 보상’도 해야 한다고 적어놨다.

보상 조건에 대해서도 보상 규모 책정 기준, 보상금 지급 방식, 보상 시 투자자 대우 문제 등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다뤘다.

또 해당 건물이 개성공단 내에 위치했던 만큼 북한법인 개성공업지구법이 적용될 수도 있다. 이 법은 남측 투자 재산에 대한 북한의 책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개성공업지구법은 “공업지구에서는 투자가의 권리나 이익을 보호하며 투자 재산에 대한 상속권을 보장한다. 투자가의 재산은 국유화하지 않는다”고 명시했고 “사회 공동의 이익과 관련해 부득이하게 투자가의 재산을 거둬들이려 할 경우에는 투자가와 사전 협의를 하며 그 가치를 보상해준다”고 적었다.

연락사무소 운영과 관련한 합의 문서로는 남북이 2018년 9월 연락사무소 개소 직후에 서명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구성·운영에 관한 합의서’가 있는데, 여기엔 연락사무소 철거 등에 대한 사항은 담겨있지 않다.

다만 제4조에 ‘연락사무소 사무실과 비품들의 관리는 사용하는 측이 한다’고 돼 있어 북한의 일방적 건물 철거를 남측의 사무실 관리 권한 침해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법·규정과는 별개로 북한이 남한을 ‘적’으로 규정하고 ‘대적사업’을 전개하는 와중이어서 현실적으로 보상 등과 관련한 협의가 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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