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삼영 삼성 감독은 올시즌을 이끌 선발 로테이션을 라이블리-뷰캐넌-백정현-최채흥-원태인으로 꾸렸다. 하지만 이들 중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킨 선수는 외국인 뷰캐넌과 프로 2년차 원태인 둘 뿐이다. 외국인 에이스 라이블리는 4차례 등판해 단 13.1이닝 만을 소화하고 옆구리 근육 파열로 전열을 이탈했다. 복귀에는 6~8주가량이 걸릴 전망이다. 개막전 선발로 나선 백정현은 개막 후 단 2경기에 나선 뒤 종아리 통증으로 한 달 가까이 자리를 비우고 이달 초 복귀했다. 시즌 초반 3경기에서 3승을 거두며 삼성의 새로운 ‘히트상품’ 으로 떠올랐던 좌완 최채흥 역시 지난 6일 SK전 강습 타구에 다리를 강타당해 5회 도중 강판된 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연이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17일까지 진행된 38경기에서 19승 19패로 5할 승률을 유지했다. 여기에는 구멍난 선발진을 메꿔준 ‘대체 선발’들의 약진이 주효했다.

허삼영 감독은 앞서 연초 전지훈련을 앞두고 ‘선발진 안정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허 감독은 “전지훈련을 통해 1·2군을 합쳐 13명 정도의 선발투수진을 구성할 예정이다”라며 “1군 선발 로테이션에서 부상 등으로 인한 이탈자가 생기더라도 (선발투수로)경기에 나설 준비가 된 선수들을 갖춰 그 공백을 최소화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허삼영 감독은 선발 투수들이 줄줄이 이탈하는 상황에서도 당초 계획대로 2군에서 대체 자원들을 수혈해 전력 공백을 최소화했다. 허삼영 감독은 1군 마운드에 비상이 걸리자 롱릴리프 김대우와 2군에 있던 윤성환, 허윤동, 이승민 등을 대체선발로 기용했다. 이들은 허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고졸 루키 허윤동은 1군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거둔데 이어 2번째 등판에서도 선발승을 거두며 KBO리그 4번째로 데뷔전 포함 선발 2연승을 거둔 투수가 됐다. 마찬가지로 고졸 루키 이승민은 프로 데뷔전에서 4.2이닝 5실점으로 분투했다. 이들이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삼성은 전력 약화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허윤동은 3번째 등판에서도 제 역할을 해냈다. 허윤동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즌 6차전에 선발 투수로 나섰다. 허윤동은 이날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제몫을 다했다. 허윤동은 3-3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오며 선발 3연승 달성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