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여야 협치, 시도 자체로도 의미있다
대구시 여야 협치, 시도 자체로도 의미있다
  • 승인 2020.06.2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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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소속의 권영진 대구시장이 최근 홍의락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대구 경제부시장직을 제안하는 등 대구시가 여권과의 협치를 시도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일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적과의 동침’이라는 변신을 선택한 것이다. 성공 여부에 따라 권 시장의 정치적 득실이 달라질 수도 있어 ‘키’를 쥐고 있는 홍 전 의원의 선택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대구시는 지난 4·15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대구지역 현역 의원(김부겸·홍의락)과 함께 후보 전원이 낙선해 정부 및 집권여당과의 연결 통로가 사라져 국비 확보 등에 비상이 걸렸다. 홍 전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지역 예산을 확보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권 시장이 홍 전 의원에게 경제부시장을 맡아달라고 ‘삼고초려’ 한 것에 대한 지역의 반응은 다소 엇갈린다. ‘참신한 정치 시도’라는 평가와 함께 ‘이제 차기 시장마저 민주당에 넘겨 주려는 의도냐’는 극단적 비판도 함께 나온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에는 이견이 없다. 경기도가 최근 정의당 인사를 영입하고, 경북도에서는 정책실장 자리를 여권 인사로 채우려는 ‘경북형 연정’ 이야기도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경제 분야 정책은 물론 인사까지 전권을 주겠다”며 부시장직 제안을 공언한 시도는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중앙이 아닌 지방정부, 그것도 야당 소속 단체장이 이 같은 작업을 구체화한 것은 파격이어서 주목된다.

권 시장의 이번 실험에 대해선 찬반이 엇갈린다. 괜히 민주당에 판만 깔아주는 일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긍정적 평가도 적지 않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16개 시·도 지자체가 눈여겨보고 있고, 국회 상황이 실타래처럼 꼬인 정국에서 새로운 협력 모델을 지방에서부터 성사시켰다는 점에서 평가받을만하다”고 했다. 결과는 그 이후의 문제다. 당리당략을 넘어 시정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족하다.

홍 전 의원의 반응도 기대감을 불러온다. 그는 “가시밭길이고 칼날 위에 선 기분이라 가능하면 피하고 싶다”면서 “거절할 명분을 찾겠다”고 즉답을 미뤘다. 그러면서도 “대구의 처지를 생각하면 도망갈 길이 거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수락을 염두에 둔 고민으로 읽히기도 한다. 당리당략을 넘어 대구를 위한 결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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