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발은 소중하니까
내 발은 소중하니까
  • 승인 2020.06.2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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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우
대구의사회 기획이사
든든한병원 원장


정형외과를 찾는 많은 이유 중에 최근에 증가하고 있는 질환이 바로 발의 질환이다. 병원을 찾는 많은 환자분들이 선뜻 아픈 부위를 잘 보여주지 않으려고 하는 곳이 바로 발이기도 하다. “어디가 아파서 오셨어요?” 라고 물으면 쭈볏쭈볏 하시면서 조심스레 신발을 벗고 발을 내어 놓으신다. “냄새가 나서 보여드리기 좀 그래요.” “ 에고 선생님 지저분한 발을 내 놓아서 죄송해요.” 이렇게 환자분들이 다른 부위에 비해 좀 더럽기도 하고 지저분하기도 하다고 생각하셔서 부끄러워 하는 부위이기도 하다.

사실 발은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 중 하나이나 홀대(?) 아닌 홀대를 받는 부위이기도 하다. 어쩌면 가장 신경을 덜 쓰는 부위이기도 하고, 하루 종일 나를 이동시켜주고 고생을 많이 하는 부위이기도 하지만 자주 들여다보지도 않고 관리도 가장 덜 되는 부위다. 최근에는 인식이 좀 변화되어 발 관리를 잘 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아직까지 환자들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다. 병이 많이 진행되도록 간과하시는 경우가 많아서이다. 최근에 발 질환 중 무지 외반증, 편평족(평발), 티눈, 굳은살, 무좀, 발바닥 근막염, 아킬레스 건염, 지간 신경종, 통풍 등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다. 예전에는 의사들도 이런 발 관련 질환들을 좀 등한시 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려니 하면서 아파도 참고 지내시는 분들도 많은 게 현실이다. 오늘은 이 많이 발 관련 질환들 중에서도 무지 외반증에 대하여 한번 알아보려고 한다.

무지외반증이란 제 1 중족골의 내측 전이와 무지의 외측 전이를 특징으로 하는 제 1 중족 족지 관절의 아탈구 상태를 의미한다. 무지 외반증은 흔히 신발을 잘못 신어서 생기는 것이라고만 착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로 신발, 가족력 또는 특별한 원인이 없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제 1 중족 족지 관절은 종자골을 가지고 있어 나머지 네 개의 중족 족지관절과는 다른 독특한 특성을 가진다. 제 1 중족 골두에는 근육이 붙지 않기 때문에 꽉 끼는 신발과 같은 외부의 힘에 의해 병변이 생길 수 있다. 중족골이 불안정해지면 제 1 중족 골두가 내측으로 아탈구되기 시작하고 중족 족지 관절 주위 건들의 축은 외측으로 이동한다. 볼이 좁은 신발이나 굽이 높은 신발 착용은 무지에 대해 외측으로 반복적인 압박을 가하기 때문에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반드시 신발에 의해서만 발생되는 것은 아니고, 어느 정도 유전적 소인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에서 빈도가 높다고 생각되고 있다. 평발이 심한 경우도 무지 외반증의 진행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요즈음은 청소년들에게서도 자주 발병하는데 이 경우는 수술 후 재발의 가능성 또한 성인보다 높아 수술 시에 주의가 요한다.

증상의 정도는 변형정도에 따라 점차 심해지며 방사선 사진에서 무지 외반각이 20도 이내를 경증, 20~40도까지를 중등도, 40도 이상의 경우 중증으로 분류하며 증상이 있는 경증의 무지외반증인 경우 가죽이 부드럽고 볼이 넓고 편한 신발을 착용하여 동통을 완화시킬 수 있다. 요즘은 발가락 사이에 끼우는 보조기(패드)도 많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무지 외반증은 진행을 하는 병이므로 보조기를 사용한다고 하여 변형의 진행이 멈추는 것은 아니므로 주기적인 방사선 검사를 시행하여 병의 진행 정도를 지켜보아야 한다. 중등도 이상의 무지 외반증은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여야 하는데 무조건 한 방법의 수술법으로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주된 증상, 직업, 운동 수준, 나이, 기대감을 미리 알아보아야 하고 상태에 따라 수술 방법을 결정하여야 한다. 운동 선수나 무용수와 같은 특수 직업군의 환자는 변형이 있고 불편하지만 운동이나 춤을 추는 데 지장이 없다면 수술이 운동이나 춤의 수준에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수술을 미루는 것이 좋다.

현재 무지 외반증의 수술 방법은 100가지가 넘게 소개되어 있다. 최근에 주로 시행하는 수술법은 원위 갈매기형 절골술, 근위 갈매기형 절골술, 스칼프 절골술 등이 사용되고 있으며 예전에 비해 수술 후 통증이 많이 완화되었으며 수술 이후 보행 시기도 많이 단축되어 원위 갈매기형 절골술을 시행하는 경우에는 빠르면 2-3일 후부터 특수 신발을 신고 보행을 시작한다.

사실 무지 외반증은 흔한 발 질환이지만 나 혼자서만 고민하고 어디에 선뜻 내어 보여주기 힘들어 환자분들이 병이 많이 진행하고 나서 병원에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이라도 무지외반증이 의심이 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나의 상태를 확인하고 치료에 적극적으로 따라준다면 병의 진행을 늦추고 통증도 호전시킬 수 있으니 부끄러워말고 병원에 내원하시어 치료를 받으시면 좋겠다. 발도 손처럼 자신 있게 내어놓을 수 있도록. 내 발은 소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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