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위험한 동맹경시, 대비책 필요하다
트럼프의 위험한 동맹경시, 대비책 필요하다
  • 승인 2020.06.24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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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전 미 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의 파문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볼턴은 미·북 핵협상정황을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한-미 동맹마저 돈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트럼프의 천박한 동맹관에 새삼 놀라게 된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아프간문제를 논의하던 백악관회의에서 갑자기 한·미 연합훈련문제를 언급하면서 “50억 달러 합의를 얻어내지 못한다면 거기(한국)에서 나오라”고 말했다고 한다. 주한미군이 트럼프의 장삿속에 놀아나고 있는 것이다.

그보다 한 달 전에는 볼턴이 방위비분담금 협상차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결과를 보고하는 자리에서 “80억 달러(일본)와 50억 달러(한국)를 각각 얻어내는 방식은 모든 미군을 철수한다고 위협하는 것”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시험발사에 대한 추가보고에 “이것은 돈을 요구하기에 좋은 타이밍”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트럼프는 한반도안보에 예민한 영향을 미치는 주한미군 철수를 협상카드 정도로밖에 인식하지 않고 있다니 너무나 충격적이다.

심지어 트럼프는 재작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선 한미훈련을 줄여 달라는 김정은의 요구에 “한미훈련은 도발적이고 시간과 돈 낭비”라고 말했다. 회담 후 참모들과 한마디도 상의하지 않고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발표한 것도 즉흥적인 결과물이었다. 하노이 북-미 협상결렬 이후엔 “우리는 전쟁에 10센트도 쓰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미사일도발로 야기된 한반도긴장을 협상카드로 사용하겠다는 위험한 발상이다.

트럼프는 심지어 북한이 초대형방사포와 미사일을 발사하자 “(한국에) 돈을 달라고 할 적기(適期)”라며 방위비분담금 인상압박에 활용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동맹의 위기마저도 돈을 벌 기회로 생각하고 있으니 한미동맹의 미래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국은 미국의 ‘중국견제’ 전략을 위해 꼭 필요한 곳이다. 더욱 한·미 동맹이 없었으면 오늘날 대한민국도 없다. 한·미 동맹은 현재도 안보 최후의 보루이며 대체 불가의 선택지다.

또 주한미군 철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정도로 이를 막기 위한 여러 장치가 있기도 하다. 하지만 트럼프의 성향상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다. 정부는 미국의 진의를 확실하게 파악하는 한편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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