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계 대지마
핑계 대지마
  • 승인 2020.06.2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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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BDC 심리연구소 소장
속담에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모든 것에는 핑계를 만들려면 얼마든지 핑계를 만들어 낼 수가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핑계를 만들면서 살기엔 한 번뿐인 우리 인생이 너무 아깝다. 핑계는 되도록 멀리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행한 모든 행동에는 늘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다. 행동에 따른 결과가 좋은 결과이든 혹은 나쁜 결과이든 우리는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 그 이유는 바로 자기 자신의 삶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의 삶을 잘 살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을 해보자.

결과에 대해 우리가 먼저 해야 할 행동은 결과에 대해 분석을 해 보는 것이다. 왜 이런 결과가 일어난 것인지? 그 후에 그 결과를 만들어 낸 행동을 분석해보아야 한다. 만약 행동이 결과에 좋지 못한 영향을 끼쳤다면 수정 혹은 보완을 하든지, 아니면 완전히 폐기를 해버리든지 나름의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의 선택은 온전히 자신이 선택한 것이어야 한다. 누구한테 책임을 떠 넘겨서도 안 되고, 누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행동했다는 식의 태도도 좋지 못하다. 그 이유는 우리가 모두 삶의 주인공이고, 창조자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핑계를 대는 사람을 싫어하겠지만 나는 유난히 핑계 대는 사람이 싫다. 더 정확히 말하면 핑계를 대는 사람이 싫다기보다는 핑계를 댈 때 그 사람의 태도가 싫다. 그 사람의 비겁해 보이고, 무책임해 보이는 그 태도가 싫다.

얼마 전 식사를 하다가 ‘무엇이든 물어 보살’이라는 TV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그 프로그램은 농구스타 서장훈은 보살로, 개그맨 이수근은 동자로 분장을 하고 찾아오는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나름의 해결책을 찾아주는 프로그램이다. 그 날 찾아온 사람들은 결혼한 지 5년 된 40대 초반의 부부였다. 부부는 초등학교 동창생으로 늦은 나이에 부부가 되었다. 그런데 남편의 사업이 망하면서 남편이 4년 동안 돈은 벌지 않고 매일 술만 먹고 있다는 것이었다. 남편은 심각한 알코올 중독으로 매일 아내가 힘들게 벌어온 돈으로 술을 먹고 지내고 있었다. 하루 3~4병의 술을 먹고, 평상시에도 손까지 ‘덜덜’ 떨면서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남편을 보고 있는 아내는 이혼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남편은 남편대로 핑계가 있었다. 친누나와의 채무관계로 인해 원치 않게 신용불량자가 되었고, 개인회생을 신청하면서부터 술로 세월을 보냈다고 했다. 개인 회생 1년의 기간이 끝나고도 남편은 여전히 일하지 않고 4년 동안 매일 술만 먹고 있었다. 일하지 않는 것도 핑계거리가 있었고, 술 먹는 것도 핑계거리가 있었다. 말을 할 때마다 모든 것에 핑계를 만들고 있었다. 보는 내내 답답했다. TV 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일하지 못하니 술을 먹는다”라고 말하는 남편에게 “술을 매일 먹으니 일하지 못하는 것이다”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자존감이 떨어져서 일하지 못한다고? 아니 일하지 않고 돈을 벌지 않고, 매일 술만 먹고 있으니 자존감이 떨어지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 모든 것이 핑계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냥 일하지 않은 것이고, 그냥 술을 매일 마신 것이다. 그리고 그 행동에 따른 결과들이 일어난 것일 뿐이다. 핑계를 만들려면 모든 일, 모든 상황에서도 만들 수 있다. 부모도 핑계 댈 것이 있고, 자녀도 핑계 댈 것이 있다. 회사 사장도 핑계 댈 것이 있고, 직원도 핑계 댈 것이 얼마든지 있기 마련이다.

핑계보다는 책임지는 자세를 가지도록 노력하자. 잘 되는 것도 내 책임, 못 되는 것도 내 책임이란 생각으로 우리 삶에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핑계만 대다 보면 결국 우리 삶은 핑계라는 쓰레기 더미에 파묻혀 그곳이 무덤이 될지도 모른다.

핑계라는 글을 적다 보니 입에 흥얼거려지는 노래가 하나 있다. 바로 김건모의 ‘핑계’라는 노래다. ‘핑계’의 가사 일부를 적으며 오늘의 글을 마무리해 본다.

“내게 그런 핑곌 대지마 입장 바꿔 생각을 해봐 니가 지금 나라면 넌 웃을 수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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