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너지 효과
시너지 효과
  • 승인 2020.06.2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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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란
주부
사람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자신이 성장하기 위해 늘 노력하는 사람은 특히 더 그럴 것이다.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긍정적 방향으로 변화될 수 있고, 잠재된 역량을 한껏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엄마가 허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해있을 때 환자들의 무료함을 달래주기 위해 tv를 틀어놓았다. 가수는 아닌 것 같은 20~30대의 여자들이 트롯을 열창했다. 예뻤고 노래를 잘 불렀다. 젊은 층이 트롯을 부르니 신선했다. 홍희에게 트롯 본능이 있음을 알았다. 아마 아버지가 부르던 노래를 듣고 자랐기 때문일테다. 홍의 집에 동네 어른들이 모여 노래를 부르던 것이 홍희의 흥에 영향을 주었고 여러 장르의 음악을 좋아했었으나 나이가 들면서 회귀본능처럼 다시 트롯이 좋아지는 것 같았다. 그 때부터 그 방송을 본방사수했다. 매회 경연에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었고, 맛깔나게 불었다. 떨어지는 사람이 누굴까 긴장감을 주는 것이 재미를 더했다. '명창'처럼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진'이 되엇고, 예능, 광고에서 그녀의 얼굴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미스트롯'을 애청했던 홍희는 '미스터트롯'을 시청하게 되었다.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미스 트롯'만큼 화려하거나 아름답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특히 한 사람, 노사연의 '바램'을 부른 임영웅이 노래를 시작하자마자 빨려들어 갔다. 원래부터 '바램'이라는 가사와 멜로디가 좋았었지만, 임영웅이 부르니 훨씬 노래가 좋았다. 잔잔하고 부드러우면서도 따뜻하고 가슴 절절하게 만드는 담백한 임영웅의 노래였다. 임영웅의 노래가 미스터트롯을 계속 보게 만들었다. 김광석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노래는 바램보다 더 큰 감정의 물결을 출렁이게 했다. 도저히 눈시울이 적셔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의 어디에서 저런 슬픔이 나올까? 진중하기도 하지만 장난꾸러기 같기도 한 그의 모습에서 슬픔의 깊은 뿌리를 찾아내기는 어려웠다. 다섯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슬픔과 그 이후 삶의 고단함때문이리라 막연히 짐작해본다. 그 이후로 그가 경연에서 탈락할까봐 조마조마했다., 마지막 진선미를 가릴 때는 정말 가슴이 조였다. 혹시라도 방청객 투표에서 득표수가 적어 '진'을 못하면 어떻게 하나 밤잠을 설쳤다. 그가 '진'이 되든 '선'이 되든 홍희의 일상과 아무런 상관이 없었으나 홍희의 기분에는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아무리 괜찮다고 스스로를 위로해도 자꾸만 걱정이 되었다. 결국 임영웅이 '진'을 차지했고 그의 눈물만큼 홍희도 기뻤다.

그의 노래는 가슴을 적시지만 뭔가 그 안에서 풀리지 못한 감정의 응어리가 있고, 분명 기쁨의 감정도 있을 것인데 그것을 제대로 표출하지 못하는 것 같은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있었다. 그의 노래를 들으면서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어 좋기도 하였지만, 그의 개인의 삶을 생각한다면 기쁨의 감정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를 볼 때 조마조마했는데 그것을 탈피하게 해준 사람이 있었다. 바로 '김연자'였다. 윤복희의 '여러분'을 둘이서 같이 불렀다. 임영웅은 늘 그렇듯이 담백하고 절절하게 불렀다. 그 뒤를 이어 김연자는 기쁨의 감정을 듬뿍 담아 휘몰아치게 불렀다. 그리고 그 기쁨을 전해받은 임영웅이 얼굴이 터질듯한 환희의 음성으로 여러분을 열창했다. 그 가슴 벅참이 홍희를 또 울게했다. 그것은 슬픔의 눈물이 아니라 기쁨의 눈물이었다. 임영웅에게 깊이 숨겨진 기쁨의 감정을 휘몰아치게 만든 김연자가 참으로 대단한 가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남에게도 환희의 감정을 불어넣고, 그 기운을 끌어낼 수 있는 김연자의 힘에 풍덩 빠졌다. 그녀 역시 예사로운 가수는 아니었다.

사람은 홀로 살아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늘 사람을 만난다. 좋은 사람, 싫은 사람 모두 한 공간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사람들과의 만남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친다. 또 한번 생각해본다. 나는 누구에게 어떤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까? 누가 나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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