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生氣)
생기(生氣)
  • 승인 2020.06.2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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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기어코 돌아오는구나

죽은 듯 누워 있는 대지를 밟으며

빗소리를 안으로 가두는 대숲에

소리의 탑을 쌓아 올리는 마른 것들의 바닥에

윤기가 도는 살구나무 꽃가지에

붉은 꽃들이 더 붉어지는 뜰 안에

꽃 하나하나와 하얀 잔뿌리에

네가 돌아오는 구나

잔잔한 뿌리에 처음 가 닿은 너는

심장을 뛰게 하고

오동잎이 넓어지는 하늘에

노래하는 날개

시처럼 맑고 순결하기만 하는

푸른 꽃대궁이 적요한 거기에 너는

잇몸을 드러내고 벙그는 꽃이구나

◇홍성은= 1963년 강원 태백 출생.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 전공, 대구·경북지역대학 반월문학상 대상 수상(10)

<해설> 만물은 매순간 변한다. 순간순간이 새롭다. 모든 것은 변화하며 흐른다. 변화가 삶의 본질이다.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영원은 단지 환상 일뿐이다. 외형적으로 모든 것이 똑같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일 따름이다. 매순간이 새롭다면 삶은 즐거움으로 충만하다. 미지의 세계가 펼쳐지는데 짜릿한 전율이 오지 않을 수 없다. 이 순간을 살자. 애타는 마음에 서둘지 말자. 너무 빨리 가다보면 놓치는 것은 주위경관뿐만 아니라, 어디로 왜 가는지도 모르게 된다. 가끔 속도를 줄이고 인생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면 긴 세월은 저절로 흘러간다. 우리는 각자의 삶을 서로 존중하며 살아가야 한다. 삶이란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있어 그 어떤 삶도 잘못된 것이 아니다. 하여 누구의 삶도 모욕할 수 없다. 눈앞의 세상을 보지 않고, 삶을 피상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영혼이 고통 받는다. 깊이 바라보면 이해하게 되고, 이해하면 사랑하게 된다. 자연과 조응하는 자아의 고독과 기다림으로, 우리의 일상은 빛따라 결따라 어딘가에서 새로워진다. 내 삶은 내가 창조하는 하나의 작품이다. -성군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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