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전문병원, 대구에 추가 지정을
감염병 전문병원, 대구에 추가 지정을
  • 승인 2020.07.0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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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코로나19가 처음 중국에서 전파되었을 때 당황했지만 곧 끝나리라고 생각했었다. 코로나 전염병 하면 누구나 대구를 떠올릴 것이다. 신천지교인들의 집단적 발병으로 대구는 어느새 코로나 감염의 발원지가 되고 있었다. 대구는 절해고도, 민망하게도 대구의 봉쇄설 까지 나왔다. 그러나 대구인들은 절치부심, 코로나를 잠재웠다.

대구에 간 적이 있느냐, 대구에 가지마라고 하는 말은 예사였고 자식들이 부모를 걱정해서 온다고 하면 대구 부모들은 절대 오지마라며 극구 말렸다. 대구 사람들은 이런 아픔을 가지고 있으면서 지금 서울 등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적 감염을 걱정한다. 대구의 코로나 극복이 원초가 되어 한국은 세계인들이 코로나 조기 퇴치국가로 인정받게 됐고 대통령은 덩달아 우수한 지도자로 각인되는 영광을 누리게 된 측면도 있다.

이번 코로나19는 전염성이 강하고 전염기간이 긴데 비해 치명 율이 낮다는 말도 있지만 미국을 위시한 유럽문화국들이 거의 맥을 못 추는 것을 보면서 한국은 정말 대단한 나라라는 자긍심을 갖기도 한다. 그러나 끊어질 것 같은 코로나 전염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조심스런 마음을 가진다. 작금 한국에서의 코로나 잠식은 기대와는 달리 감염상황이 뒤죽박죽이다. 5월 중순부터 제2 감염기에 접어들었다는 말도 있고 감염자 추적이 어려운 경우도 있어 불안감은 여전하다. 그러나 몇 달간의 치료·방역 등 감염병 대처 노하우가 있어 충분히 코로나를 잘 이겨 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어 보인다. 코로나19 관리를 잘 감당하여 질병관리본부가 보건복지부의 적극적 감독을 받는 본부의 위치에서 청(廳)으로 조직 승격이 된다는 것은 잘된 일이다. 조직 위상도 중요하지만 상당한 독립적 지위를 보장 받는다는 의미가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최근 중부권(대전·세종시, 충청남북도)과 영남권(대구·부산·울산시, 경상남북도)소재 종합병원 이상의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 구축사업 공모를 했다. 감염병전문병원은 해당 감염병 환자 진단·치료·검사와 공공·민간의료기관 감염병 대응 전문인력 교육·훈련을 담당한다. 공모에서 대구의 가톨릭병원이 양산부산대병원과 함께 최종 후보로 올랐으나 탈락됐다.

공모형식으로 대상을 찾는 것이 민주적 과정으로 보이지만 사안에 따라 선정형식을 달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가톨릭병원이 시설투자계획에서 밀린 것 같다는 말이 있는데 중요국책사업이 의례적인 평가위원회의 영향을 받아 결정 난 것이 잘된 것인지 모르겠다. 영남권 감염전문병원으로 선정된 양산부산대병원은 인구 1천283만 명의 5개 시·도를 맡게 된다. 중부권 553만 명, 호남권 515만 명의 배가 넘는 환자를 관할하게 되는 것이다. 정부의 감염전문병원 구축은 인구를 살펴 병원수를 정하는 것이 타당하고 합리적이다. 따라서 영남권에 1개의 병원을 더 추가하는 것이 옳고 대구가 당연히 그 몫을 맡아야 한다. 또 예산타령을 하겠지만 미래적·장기적 전염병 대책을 위해 정부가 깊이 있는 판단을 해 주었으면 한다.

대구가 코로나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으나 시민, 민관조직, 의료계 등이 마음 모아 적극적 대응을 했고 부수적으로 감염병에 대처하는 다면적 체계·치료 등 노하우가 축적돼 있다는 것은 자타가 인정하는 바다.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도 감염병전문병원 대구·경북 추가 설치 주장의 당위성을 인정했다.

대구시도 “시설부분에 부족한 점이 있다면 시 차원의 지원이라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지역의료계에서도 감염병 전문병원의 추가지정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대구·경북민도 분명 같은 마음일 것이다. 대구·경북이 정부의 주요정책 순위에서 패싱 당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번 경우는 그렇지 않으리라고 믿고 싶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부도 감염병에 대한 장기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므로 차제에 권역별 감염병원을 추가하는 정책을 강구해 주기 바란다. 대구·경북에는 25명의 국회의원들이 있다. 추경호 의원이 감염병원 추가지정을 요구한 바 있지만 모든 의원들이 마음을 한데 모아 대구·경북에 감염병원이 들어설 수 있도록 힘써 주기 바란다. 대구·경북 통합당의원의 단결력을 보여주는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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